▲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3일 오후 인천 연수구 유엔 녹색기후기금(UN GCF) 강연을 마치고 새누리당 민경욱의원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병역 문제까지 터졌다. 반 전 총장의 조카 반주현(39)씨가 병역기피자로 지명수배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반 전 총장의 첫째 동생 반기상씨와 아들 반주현씨 부자는 미국 연방검찰에 뇌물공여, 사기, 돈세탁 등 모두 12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24일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반주현씨는 미국 유학을 갔다가 병역의무 이행을 위해 귀국하지 않았다. 늦어도 26살인 2004년까지 징집 또는 소집에 응해야 했지만 하지 않았다. 2004년 반 전 총장은 참여정부에서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있었다.

병역 문제를 확인할 수 있는 한 고위직 관계자는 <한겨레>에 “반주현씨가 병역기피 장기화로 병역법 위반 혐의로 고발돼 체포영장이 발부되고 기소중지와 함께 지명수배가 내려진 상태”라고 말했다.

반주현씨의 아버지 반기상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형님(반 전 총장)도 아들이 병역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을 알았을 것”이라며 “(아들이) 한국에 들어오지 못하는 것은 병역 문제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재직 당시인 2012년 4월21일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에서 열린 반주현씨의 결혼식에도 참석했다.

이에 대해 반 전 총장 캠프에서 정무를 담당하고 있는 새누리당 이상일 전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금 접한 소식인데 본인들이 정확히 밝혀야 한다”며 “반 전 총장 입장에서는 매우 곤혹스러운 일”이라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전 의원은 “본인은 몰랐다고 해도 친인척 관리 등의 문제에 있어서 송구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이라며 “일단 경위는 정확히 파악돼야 한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책임질 수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정확히 몰라서 이 이상 드릴 말은 없다”고 밝혔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건 심각하지 않느냐”며 “반기상 씨 말로는 ‘형이 몰랐을리 없다’고 하는데, (반 전 총장이) 아무 조치 안 한 것이냐”라고 따져물었다.

우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친인척과 주변인사 등 결국 가까운 사람을 관리 못해 국민의 실망을 얻었다”며 “주로 형님, 그 다음에 지연과 학연으로 이어진 측근인사 등이 주로 대통령을 활용해 개인의 이권에 개입하거나 권력을 향유해 부정부패에 연루됐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반 전 총장은) 자기 주변 사람들을 어떻게 관리할 지 정확히 말해야 한다”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주변사람을 관리를 못하면서 국정농단, 헌법을 위반한 것 아니었느냐”고 분명한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우 원내대표는 “적어도 설 전에는 국민들에게 ‘잘 모른다’는 말 이상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며 “친인척 관리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하고, 돈이 없어 정당을 택한다는 태도로 어떻게 대통령을 하겠다는 것이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