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속영장이 기각된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이 17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같은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430억원대 뇌물공여 등 혐의로 전격 구속되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에 대해 “법원이 이번에도 삼성 앞에서 절반의 무릎을 꿇었다”고 평가했다.

검사 출신 김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번에도 삼성의 로비력이 막강했고 법원이 절반의 무릎을 꿇었다는 것을 확연히 느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지방법원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오전 5시36분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부문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했다.

한 판사는 이재용 부회장 구속에 대해 “새롭게 구성된 범죄 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반면 박상진 사장 건에 대해서는 “피의자의 지위와 권한 범위, 실질적 역할 등에 비추어 볼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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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경진 의원은 “박상진 불구속 사유가 실질적인 의사결정을 이재용 부회장이 다 했고 박상진은 그 밑에 부하이기 때문에 불구속한 것이라고 읽힌다”고 해석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을 보면 김기춘, 조윤선, 청와대 비서관들, 문체부 장관, 차관 줄줄이 다 구속됐지 않았냐”고 비교했다.

김 의원은 “이번 삼성의 국민연금 의사결정 관련 뇌물제공 사건이 결국은 간신히 이재용 부회장 한명만 구속했다”며 “배후에서 이 부회장을 도와주고 증거인멸하고 실질적으로 뇌물을 제공했던 협력했던 사장단들, 미래전략실의 간부들에 대해서는 특검에서 알아서 영장으로 청구하지 않든지 또는 청구된 영장에 대해서도 법원이 기각을 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 부회장이 조사 받고 나가자마자 하는 것이 미래전략실로 가서 긴급회의 소집해서 자신들은 정당하고 떳떳하다고 변명의 일성을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증거 숨기고 인멸하고 법정에서 무죄판결로 가는 대응이 가능하니 이렇게 메시지 나갔으면 좋겠다고 협의하는 과정들”이라고 공모관계를 짚었다.

김 의원은 “결국은 장충기, 박상진, 최지성 등이 이재용 부회장을 도와서 전체적으로 증거인멸하는 주범들”이라며 박상진 사장도 구속돼야 마땅했다고 했다.

그럼에도 김 의원은 “국민들의 뜨거운 마음”이 이재용 부회장 구속을 끌어냈다며 “이번에는 제대로 된 사법권력 집행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염원이 지난번 영장 기각 이후 법원에 아주 강력하게 전달됐고 법원도 국민들의 마음을 읽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 430억원대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굳은 표정으로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특검 연장 문제와 관련 김 의원은 “수사 연장은 당연한 것”이라며 “황교안 권한대행이 수사 더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합리적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황 대행도 검사출신이다”며 “검찰 중간 관리자 이상부터 실무 검사가 수사기간 연장 결재를 가지고 왔을 때 단 한 번도 불허하는 것을 검찰 내부에서 본적이 없다”고 검찰 관례를 밝혔다.

김 의원은 “당연히 연장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직업에 따른 정상적인 사고의 습관”이라며 “만약 거부한다면 본인의 욕심을 드러내는 전 단계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 출마설이 나오고 있는데 보수층 마음을 사로잡고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져야겠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혹여 불허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