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5대 수사 과제를 발표, 검찰에 “국민들이 박근혜에 대한 수사를 매섭게 감시하고 있음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민변은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검찰 특수본의 제1차 수사에서는 재벌들이 협박을 당해 자금을 공여한 직권남용 혐의로만 수사했으나, 재벌들이 자금공여의 대가로 재벌별의 구체적 현안에 대한 지원을 요구한 사실이 밝혀진 만큼, 뇌물죄 혐의에 대해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민변은 또 대통령 연설문 등이 최순실 씨에 사전 유출된 것과 관련 “공무상기밀누설죄 뿐만 아니라 보다 형이 무거운 군사상, 외교상 기밀누설죄 혐의에 대해 수사할 것”을 요구했다.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등에 대해서는 “김영한 업무일지상 ‘VIP’라는 대통령의 지시사항이 나오는 만큼 김기춘 만이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직권남용과 국정원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순실이 독일 등 해외에서 광범위하게 자금세탁한 정황이 포착된 만큼, 관련 범죄혐의에 대해 수사할 것”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최순실 등 비선실세의 전횡과 비리에 대한 특별감찰관의 조사를 방해한 정황이 드러난 만큼, 관련 범죄혐의에 대해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민변은 “탄핵결정 이후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에 머무르면서 증거를 인멸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피의자 박근혜의 증거인멸의 우려는 매우 크고, 구속사유가 넉넉히 인정되는 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수사”를 강력 촉구했다.

▲ 12일 오후 서울 삼성동 자택에 도착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과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검찰은 박 전 대통령 소환조사를 놓고 ‘어떤 조율도 없다’는 기전 입장을 뒤집고 청와대 요청을 받아들여 ‘피의자 박근혜’가 소환되는 21일 서울중앙지검 정문 출입을 국내 언론사 40개 및 외신기자 6명에게만 허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청와대 쪽에서 연락이 왔는데 (경호상 문제로)법조 출입 기자에서만 1명 가능(40개 매체에서 1개 매체당 취재기자 1명씩)한 것이고 외신의 경우 외신기자클럽이 있다고 한다. 거기서 추려서 6명만 되고 그 외에는 안 되게 해달라고 내려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인터넷주간비협회 사진공동취재단’ 박항구 기자는 <미디어오늘>에 “전직 대통령 예우가 살아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대검찰청 출석 때도 이렇게는 안했다”며 “파면당한 민간인 신분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석일뿐더러 수백명 민원인들이 일상적으로 찾는 곳인데도, 취재가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고 성토했다.

그는 서울지검 출입을 위해 “경호‧안전 문제 다 이해하니 ‘출입사’로만 제한하지 말 것을 (중앙지검에) 수차례 건의했었다”며 “방침을 보면 서울중앙지검 울타리를 아예 봉쇄하겠단 것이다. 헌법재판소도 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1인미디어 ‘미디어몽구’ 김정환 씨는 “검찰 출입기자들도 청와대 출입기자들처럼 네 왈 할건지, 경호보다 국민 알권리가 중요하다며 보이콧 할 건지 봐야겠다”며 “반드시 없어져야 할 출입기자제도”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