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주가 조작 사건’으로 구속돼 8년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미국으로 간 김경준 씨가 SNS를 통해 BBK사건과 관련해 연일 작심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김씨는 22일 자신에게 ‘기획입국’을 실제 제안한 사람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김씨는 “기획입국을 실제 제안 하려고 나에게 온 사람이 박근혜 변호사라고 (당시 BBK 수사를 맡고 있던, 우병우 라인)김기동 검사에게 (말)하자, 그는 ‘듣기 싫고 민주당이 한 것에 대해 진술하라고’ 했다”며 “기획입국 제안을 한나라당이 하면 괜찮고, 민주당이 하면 범죄라는 것이 김기동의 판단!”이라고 적었다.

23일 김씨는 또 트위터에 “박근혜 변호사 유영하가 약속한 내용: 당시 한나라당 후보 검증에 ‘기획입국’을 해 진술하고 증거제출하면 1) 사면 2) 미국 변호인 비용으로 3억원”이라고 추가 공개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논평을 내고 “이는 정상적인 법치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충격적인 내용”이라며 “BBK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정진우 부대변인은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는 과정에서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정봉주 전 의원은 홀로 감옥에 갔고, 아직도 정치 활동의 자유를 제한받고 있다”며 “검찰은 김씨의 진술을 경청하고 그것을 토대로 BBK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전면적인 재수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준 씨는 검찰이 이 사건을 은폐‧조작하려 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MB가 BBK 소유권을 자백하는 ‘BBK 동영상’을 무마시키기 위해 MB측이 조작한 것이 ‘가짜 편지’이고, 그럼으로 대선이 조작되었다”며 “이는 민주주의를 파기시키는 심각한 범죄이었으나, 검찰은 조작을 확인하고도 아무도 처벌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검찰 관계자는 <뉴시스>에 “김기동 검사장은 당시 수사팀의 일원이었지 주임검사도 아니었다”며 “과거에도 주장했던 내용을 반복한 것이라 구구절절이 해명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런가하면 유영하 변호사는 “상식적으로 판단해 보면 알 것”이라고만 말했다.

이에 김경준 씨는 즉각 반박했다. 그는 “부끄럽지만, ‘MB에게 유리한 허위 자백’의 대가로 김기동 검사는 형이 확정된 후에도 (후배 김양수 검사 시켜)검찰청에서 가족을 편히 만날 수 있는 특혜를 제공해 주었다”며 관련 증거를 첨부, “증거들을 국정조사시 모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영선 “BBK 정치 검사들 아직도 검찰에 건재…진실 밝혀져야”

한편, 지난 2007년 대선 때 김경준 씨의 ‘기획입국’을 처음 시도한 사람으로,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경선후보 측의 이혜훈 의원(현 바른정당)이 지목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23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제가 아니라고 그렇게 얘기를 했다”며 “이제 진실이 밝혀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진행자 김어준 씨가 “그런데 당시 왜 이혜훈 의원에게 뒤집어 씌웠을까요?”라고 묻자, 이 의원은 “당시에도 말씀드렸지만 그때 타이밍이 친박들이 저를 공천 주지 않으려는 국면이었다”고 되짚었다.

이어 “친박 모 중진, 저를 공천 안주려고 한 핵심 인물이 갑자기 저에게 전화해서 ‘검찰이 모종의 발표를 할 텐데, 거기에 반박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 그런 식으로 얘기를 했다. 그러고 그 다음날 검찰이 ‘이혜훈이 감옥에서 김경준을 접촉했다’ 그런 발표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진짜 속 시원하다. 진실은 언젠가는 드러나네요”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페이스북에 “그때 검찰은 기획입국설을 민주당이 했다고 시나리오를 만들어 집중적으로 몰아갔다”며 “검찰이 행한 부당하고 몰염치하고 파괴적인 수사를 당한 당사자가 바로 저와 제 가족 그리고 보좌관들이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돌아보면 문명시대의 야만의 시간이었다”며 “그런데 그 당시 이 수사에 가담했던 정치검사들이 아직도 검찰에 건재하며 지금도 고위간부를 해보겠다고 여기저기 줄을 대고 있다”고 개탄했다.

박 의원은 “또한 기획입국설과 함께 가짜편지 사건에 관여한 정치인도 지금 뭔가를 하겠다며 계속 포문을 열고 있다”며 “정말 정봉주. 서혜석 의원과 눈물 많이 흘렸던 10년 전 일. 진실이 꼭 밝혀지겠지요?”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