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 파문’으로 위기에 몰린 국민의당이 원내 정당 지지율 순위에서 ‘꼴찌’가 됐다. 특히, 정치적 기반인 호남지역 지지율이 지난주에 비해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호남 민심이 그만큼 냉엄하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반면, 취임이후 첫 순방일정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은 80%대의 지지율을 회복했다.

▲ (자료사진)<사진제공=뉴시스>

한국갤럽이 30일 발표한 6월 다섯째 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전주대비 2%p하락한 5%의 지지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원내 의석이 6석의 불과한 정의당(7%)보다 뒤지는 수치다. 지난주에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의당이 모두 7%의 지지율로 동률을 이룬 바 있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국민의당의 정치적 기반이라고 평가받는 호남지역에서의 조사결과다. 한국갤럽이 이번에 발표한 광주/전라지역 정당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6%의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주(11%)에 비해 5%p 떨어진 수치다. ‘조작 파문’의 여파가 국민의당의 호남 지지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은 29일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지역구 민심을 묻는 질문에 “전화나 문자 많이주시는데 옹호하거나 격려하는 문자는 거의 없다”며 “‘창피하다’ ‘당 이래 가지고 잘 되겠느냐’ ‘심지어는 너라도 빨리 판단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 <자료, 그래픽 제공=한국갤럽>

반면, 바른정당의 지지율은 전주대비 2%p 상승한 9%로 집계됐다. 그간 합리적인 보수라는 평가를 받아온 이혜훈 신임 당대표 선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보수정당임에도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7%로 오히려 지난주보다 2%p 떨어졌다. 당권 레이스가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컨벤션 효과’를 얻지 못했다는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정의당은 전주와 동일한 7%의 지지율을 이어나갔다.

한국갤럽 측은 “대선 이후 한 달간 네 야당 지지도는 모두 6~10% 범위를 오르내렸다. 야당들은 새 정부 신임 내각 후보 인사청문회를 통해 당 정체성과 존재감 부각을 시도하는 듯했으나 전반적인 정당 지지 구도에는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며 “그러나 이번 주에는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이 창당 이래 지지도 최저치 경신, 바른정당은 올해 1월 기록했던 최고치를 회복했다는 점에서 대조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주대비 2%p 떨어진 48%의 지지율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압도적인 선두를 지켰다.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국 순방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수행평가 조사에서는 지난주 보다 1%p 오른 80%의 응답자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도 전주(14%) 대비 1%p 떨어진 13%였다.

이에 대해 한국갤럽 측은 “지지정당별 대통령 직무 긍정률은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지지층에서 95%, 국민의당·바른정당 지지층에서도 70%를 넘었다”며 “대부분의 응답자 특성별로 현재 문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의견이 우세했으나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는 직무 긍정률(39%)보다 부정률(45%)이 근소하게 앞섰다.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층의 평가는 긍정 61%, 부정 20%, 유보 19%”라고 전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는 문재인 대통령.<사진제공=뉴시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총 통화 5126명 중 1005명이 응답을 완료해 20%의 응답률을 보였다.

표본추출은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집전화 RDD 15% 포함)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다. 해당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