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당의 당권경쟁이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바른정당과의 연대설과 관련, 당 대표 후보들의 생각이 미묘하게 엇갈리는 분위기다. 이같은 입장차가 이번 경선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 국민의당 당권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와 천정배 의원(자료사진).<사진제공=뉴시스>

안철수 전 대표는 23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가 당대표를 하면 바른정당과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고 정책연대 같은 걸 할 수 있을 것이고 천정배‧정동영 후보 같은 분들이 당대표가 됐을 경우 더불어민주당과 좀 더 가까운 스탠스를 취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지금 상황에서 그건 좀 한가한 얘기”라며 “정당 지지율 꼴찌인 정당에 누가 눈을 돌리겠느냐”고 답했다.

이어 “노선에 대한 부분은 이번 전당대회 때 분명하게 선택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과연 민주당과 같은 노선을 갈 것인가, 아니면 제가 이야기하는 중도개혁 노선으로 갈 것 인가, 그것을 당원들께서 판단해주시면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방향이 잡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정배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바른정당과의 지방)선거 연대도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본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천 의원은 “바른정당은 사회경제정책은 상당히 합리적인 보수랄까, 굉장히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그런데 적어도 냉전적 안보관, 햇볕정책에 대한 부인, 지역문제에 관해선 이른바 탈호남이라고 하는 영남 패권적 자세, 이런 지역주의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점에 있어선 자유한국당과 별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른정당이 이 두가지 퇴행적 요소를 극복한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고 바른정당과 선거연대하는 것은 옳지도 않은 일이고 실리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몇 표 더 붙을지 몰라도 그로부터 잃는 개혁적인 국민의 표는 훨씬 더 크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정동영 의원은 “(바른정당과의) 합당과 통합은 No”라면서도 “그러나 공조와 협력 연대는 가능하다”고 명쾌한 입장을 보였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 21일 전북 CBS 라디오 ‘사람과 사람’과의 인터뷰에서 “바른정당은 경제정책에서 국민의당보다 더 진보적이고 개혁적”이라며 “바른정당과 민생 개혁 문제에 우선 초점을 맞춰서 공조를 하고 선거제도 개혁과 개헌에 관한 입장도 같다. 그래서 정부 여당에 끌려다니지 않고 오히려 개혁을 주도할 수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 국민의당 당권주자인 정동영 의원과 이언주 의원(자료사진).<사진제공=뉴시스>

이언주 의원은 천 의원과 정반대의 견해를 나타냈다. 이 의원은 22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바른정당과 선거연대를 하지 않고서는 국민의당은 살아남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의원은 “두 가지 전제가 있어야 한다. 서로 정책의 존중, 이해 조율이 사전에 돼야 한다”며 “또 시도당의 자율성이다. 당 대표가 되면 지역별 구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서거 연대와 관련해 시도당별로 자율성을 부여할 것이다. 선거연대를 당연히 해야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경쟁력이 없는 지역에서 시도당이 연대를 거부할 수 있는 자율성을 주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바른정당 내부에서도 국민의당과의 연대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들이 나타나고 있다.

정운천 최고위원은 23일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힘을 합하면서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고 특히 국회선진화법에 따라서 국회에서 모든 일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아마 정책연대는 앞으로 진행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선거연대에 대해서는 “지금 현재 내년의 선거 때문에 하는 정치공학적인 연대 같은 것은 국민이 바라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논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바른정당 소속인 남경필 경기지사는 지난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치는 늘 살아있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도 갈 수 있도고 본다. 실제로 경기도에서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연대해서 ‘국민바른연합’이라는 교섭단체를 만들었다”며 “(연대는) 얼마든지 가능한 이야기”라는 생각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