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가해자가 무죄를 선고받자 피해자 A씨(34‧여)는 “죽어서라도 복수하겠다”는 한 맺힌 유서를 남기고 남편과 함께 목숨을 끊었다.

한국일보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0시 28분께 전북 무주군의 한 캠핑장에서 A씨와 남편 B(37)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경찰과 팬션 주인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A씨는 숨졌다. 중태에 빠진 남편 B씨도 다음날인 4일 오전 병원에서 치료 받던 중 사망했다.

성폭행 가해자인 충남 논산지역 폭력조직원인 C씨는 지난해 4월 남편 B씨가 해외출장을 떠난 사이 ‘가족을 해치겠다’고 위협해 A씨를 성폭행하고, A씨의 지인들을 협박하고 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그해 11월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C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지만, 대전지법 논산지원 재판부는 “A씨가 남편과 C씨의 다툼 사실을 오해하고 불륜사실이 발각돼 신변에 위협 받게 될 것을 염려해 남편에게 허위로 성폭행 사실을 말했을 여지가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 <사진제공=뉴시스>

남편 B씨가 사망한 날 유족들은 B씨의 SNS 계정을 통해 “너무 비통하고 억울하다”며 “피해자를 더 죽음으로 내몰았던 판결! 가해자를 보호해주던 사람들 꼭 법 앞에 엄중히 죗값을 받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유족은 “말도 안 되는 1심 판결과 반성도 안하는 가해자와 가해자 가족들의 태도가 이 부부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고인이 된 부부는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서로 믿고 의지했던 평범한 부부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부디 고인이 된 이 부부의 진심이 2심 판결에서 결정되길 간곡하게 기도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소식에 온라인상에서는 성토가 잇따르고 있다. 상지대 홍성태 교수는 유족의 SNS글을 공유하고는 “대통령, 법무장관, 대법원장이 다 나서서 이 참극의 진상을 밝히고 담당 판사를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판사가 강간범을 무죄로 풀어주고 피해자 부부를 죽게 만들다니, 이 나라가 대체 얼마나 심각한 비정상 상태에 있는 것이냐”며 “판사 법비들이 사람들을 괴롭히고 나라를 망치는 행태가 가히 지옥 지경에 이른 것이 아니냐”고 개탄했다. 이어 “이 억울한 죽음을 그냥 두면 이 나라는 정녕 지옥이 되는 것이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네티즌들은 “사법부가 사람을 죽였다(권**)”, “죽음으로 진실을 외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이 안타깝습니다(사찬**)”, “불분명할 땐 피해자의 편에 서야하는 게 법 아닌가요? 이 나라 판사는 왜 피해자 편이 아니라 힘 있는 자의 편이란 말인가?(서울**)”, “제발 사법부 정신 좀 차려라(산***)”, “판사도 오판하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워야(starg****)”, “판사의 말이 가해자보다 더 나쁘네(훼*)”, “판사가 제2의 가해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행복**)” 등 비난을 쏟아냈다.

한편,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A씨 부부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내용의 국민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이 억울한 재판에 대해 세심하게 들여다 봐주시길 부탁한다”며 “고인이 된 저 부부에게 아주 작은 억울함이라도 남기지 않도록 재판 과정을 다시 한 번 조명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피해자가 된 것도 억울한데 저렇게 젊은 부부가 극단적인 길을 가야만 했던 이유가 뭔지 밝혀달라”며 “‘사람이 먼저다’라는 말씀을 가슴에 새길 수 있는 실천이 먼저이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