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판사 출신 서기호 변호사는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재판 청탁’ 의혹에 대해 17일 “법원행정처가 개별 국회의원들과 재판거래를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번에 나온 사례 외에도 의원들이 판사들에게 선처를 부탁하는 일이 많았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규정했다. 

그러면서 ‘파견 판사’ 제도의 폐해를 짚었다. 서 변호사는 2015년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정의당 국회의원으로 서영교 의원과 함께 활동했다. 

파견 판사 제도는 법무부가 1990년대부터 국회에 검사를 파견하기 시작하자 2000년대 초 법원도 판사를 파견하면서 시작됐다. 

자문관과 전문위원으로 불리는 데 자문관은 통상 2년 근무 뒤 법원으로 복귀한다. 전문위원은 판사 퇴직 후 국회에 파견돼 3년간 근무하고 다시 판사로 복귀해 ‘편법 파견’ 지적이 나온다. 판사들에게는 소위 엘리트 법관들의 승진 코스로 통한다. 

서기호 변호사는 “국회 대관 업무라고 해서 법원행정처 관계자들이 국회 법사위에 출석하고 또 법안 심사할 때 참여한다”며 “그 연결 고리 역할을 하기 위해 파견한다”고 설명했다. 

서 변호사는 “주로 평상시에는 국회의원실을 돌아다니며 보좌관들을 만나고 점심, 저녁 대접을 하는 역할을 한다”며 “국정감사 때 미리 염탐해 질문을 빼내고 거의 스파이 노릇을 한다”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당장 폐지해야 하는 제도”라며 “정말 판사가 할 일이 아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번 서영교 의원 사건에 대해 서 변호사는 “매우 심각하다”며 “굉장히 구체적 청탁이 있었다”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청탁 하루 만에 파견 판사로부터 임종헌 차장으로, 또 해당 법원의 법원장으로, 그 다음에 담당 판사로까지 하루만에 일사천리로 청탁됐다”며 “실제로 청탁대로 벌금형이 선고됐다”고 심각성을 짚었다. 

서 의원의 ‘만난 것 자체가 기억나지 않는다, 설사 만났다 해도 억울한 사연을 전달했을 뿐’이라는 해명에 대해 서 변호사는 “거짓말이라고 본다”고 했다. 

서 변호사는 “이 사건만큼은 잘못한 게 분명하다”며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해도 모자를 판에 거짓말을 하면 더 심각하게 확대된다”고 비판했다. 

그 이유에 대해 “파견 판사의 진술에 따르면 매우 구체적인 청탁이고 그 내용이 임종헌 차장에게 보낸 이메일에 매우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다”며 “움직일 수 없는 물증이 확보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당시 법원행정처가 상고 법원에 올인하고 있을 때인데 서 의원이 원래는 찬성했다가 좀 유보하는 입장으로 바뀌었다”며 “행정처 입장에서는 굉장히 다급해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짚었다.

서 변호사는 “그래서 서 의원에게 재판에 대한 민원을 들어주는 방법을 통해서라도 상고 법원에 대한 찬성으로 이끌어내려고 했던 것”이라고 일사천리로 진행된 이유를 추측했다. 

다만 “서 의원의 입장이 바뀌지는 않았다”며 “법원행정처는 지속적으로 찬성해 달라고 얘기했을 것이고 그때마다 서 의원은 ‘생각해 보겠다’는 형태로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서 변호사는 이번에 드러난 여야의원 4명 외에 사법부의 ‘정치인 관련 사건 재판개입’이 “충분히 더 있을 가능성이 많다”고 했다. 

서 변호사는 “법사위원들과 법원행정처 관계자들이 친밀하게 지낸다, 평상시 점심식사나 저녁 술자리로 좀 친해지고 파견 판사는 국회에 아예 상주한다”고 했다. 그는 “국회 법사위원들은 파견 판사를 자기 보좌관 다루듯이 생각한다”며 거듭 없애야 할 제도라고 주장했다. 

▲ 좌로부터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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