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한국인입니다. 이곳도 정부가 마스크는 확진자가 사용하고 비확진자에게는 효과 없다는 말만해요. 영국 분위기는 루머와 공포가 더 무서운 거라며 교양 있게 이야기하지만 마트에 스파게티와 휴지는 항상 품절이네요. 정말 기사처럼 외국에 거주하면서 한국만큼 뛰어난 의료시스템은 없다는 것을 몸소 느껴요.” (enjo****)

“현재 미국에 살고 있는데 뉴스마다 한국처럼 해야 한다는 미국 정치인, 의료인, 기자들의 인터뷰가 하루에도 몇 번 씩 나옵니다. 이 초강대국에서도 검사가 안 되고 있어서 누가 걸렸는지도 모르고 불안만 커지네요.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진짜 잘하고 있습니다. 서로 힘을 합쳐도 힘든 시기에 아무 도움도 안 되는 말로 실행자들을 흔들지 말았으면 합니다.”  (webt****)

‘코로나 19’ 사태에 관해 필자가 쓴 칼럼에 달린 네이버 댓글 중 일부다. “애국심에 태어나 처음 댓글 달아 보아요”라던 영국 교민의 마지막 문장이 특히 눈에 밟힌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하루가 멀다하고 이러한 교민들의 ‘증언’이 게시되는 중이다. 시애틀에 거주 중인 권종상씨가 <고발뉴스>에 게재한 글 역시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미국의 상황을 알기 쉽게 보여주고 있었다(☞ 美 시애틀 교민 “한국이 부럽습니다”.. 왜?).  

교민들의 목소리에 눈길이 가는 이유 

코로나 19 사태가 미국과 유럽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확산일로에 처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연일 한국 정부와 방역 당국의 대처를 언급하기에 이르렀다. 미 백악관 코로나 19 담당관이나 호주 장관 등 국가별 전문가들의 호평이나 데이터 요청 사례는 손에 꼽기 힘들 정도다. 미 ABC를 비롯한 외신들 역시 대구와 서울의 방역과 대처를 집중 조명하는 기사를 연일 내보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교민들의 반응에 주목하는 이유는 어렵지 않다. 한국의 현실이나 정서를 이해하는 이들이 ‘코로나 19’에 대한 우리의 대처와 거주 중인 국가의 상황을 좀 더 냉정하고 현실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 않겠는가. 

▲ <이미지 출처=미국 CBS 화면 캡처>

이들이 공통적으로 내는 목소리가 바로 정부나 방역당국을 뒤흔드는 이들에 대한 비판이었다. 이들 교민들은 한 발짝 떨어져 있는 터라 좀 더 냉정하고 과감하게 평가할 수 있는 구석이 없지 않았다. 요약하자면, ‘외국 정부에 비해 뛰어나고 월등한 한국 정부와 방역당국의 대응을 왜, 누가 뒤흔드느냐’하는 힐난을 마음껏 구사할 수 있다고 할까.   

“(2018년 두 번째 메르스 사태 당시 질본을 진두지휘한) 정(은경) 본부장도 이번엔 예상 못한 ‘공포 유발자들’을 만났다. 특히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의료 전문가들이 보기에도 참사 수준의 보도를 일삼고 있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나쁜 뉴스 바이러스는 ‘심각’ 단계다.” 

<시사IN> 고제규 편집국장은 이를 ‘공포 유발자’들로 규정했다. <시사IN> 최신호의 <‘조중통’ 연합 프레임>이라는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서였다. ‘코로나 19 사태’의 혼란과 불안, 대규모 확산을 누가 유발하는가를 두고, 국민분열이란 담론 앞에 ‘유발자를 유발자라 부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견 속 시원한 칼럼이 아닐 수 없었다.    

‘공포 유발자’, ‘조중통’ 연합의 활약  

“<조선일보>는 초기 ‘우한폐렴’이라고 썼다. ‘우한폐렴(코로나19)’, ‘우한 폐렴이라고 부르는 코로나 19’를 쓰다가 지금도 ‘우한 코로나(코로나19)’로 고집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확정한 공식 병명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이다. WHO는 2015년 특정 지역 이름이 포함된 병명을 쓰지 말라는 표준 지침을 공표했다. 혐오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조선일보>와 미래통합당은 ‘우한’을 고집한다.

그들만의 ‘작명’은 중국 봉쇄론과 맞닿아 있다. 중국 봉쇄론 확산에는 ‘중국 안 막고 대구 왜 막나, 대구 봉쇄 거론에 끊는 민심’ ‘중국 방문자 다 막은 나라들은 확진자 주춤, 한국은 급증’ 등을 보도한 <중앙일보>도 가세했다. 한국역학회와 대한예방의학회 등은  일찌감치 중국 봉쇄론의 실효성을 반박한 바 있다. 그럼에도 ‘조중통(조선일보+중앙일보+미래통합당)’ 연합은 이 프레임을 확장하고 강화했다.” 

실제로 ‘조중동’ 중 <동아일보>는 코로나 사태에서는 유독 힘(?)을 못 쓰고 있다. 반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연일 오보와 악의적인 왜곡 기사, 분열증에 가까운 오락가락 논조의 기사들로 대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고 편집국장은 여기에 “이런 합작 프레임은 총선이라는 정치일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며 ‘미래통합당’을 가세시켰다. 동의할 수밖에 없는 지적이다. 이어 고 편집국장은 최근 ‘범학계 코로나19 대책위원회’를 해체시키는데 일조한 ‘중앙’과 ‘조선’의 기사를 소개했다. 

“<중앙일보>(3월3일)와 <조선일보>(3월5일)는 나란히 감염병 최전선에 일하는 의료인들을 ‘의료 사회주의자’, ‘의료 비선’ 등으로 단정하는 보도를 냈다. 김창엽 교수(서울대 보건대학원)는 이 기사를 두고 ‘언론과 의협 회장(최대집)이 합작해 빚어낸 대참사’라고 혹평했다. 

기사에 거론된 한 교수는 “전문가의 의견이 비선자문이라는 정치적 프레임으로 비하됐다”라며 전선에서 물러났다. 감염병 관련 11개 학회가 꾸린 ‘범학계 코로나19 대책위원회’도 해체됐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맞다. ‘조국 정국’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못하지 않은 지독한 정파적 보도들이 국민들의 피로와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지금이다. 하지만 국민들의 인식은 그때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조국 정국’과 달리 코로나 19 사태는 국민 생명과 직결된 국가 재난 위기다. 

이들 ‘조중통’ 연합이 총선에 ‘올인’하며 위기를 증폭시키고 정부를 타격하면 할수록, 반감 역시 정비례할 수밖에 없다. 앞서 소개한 교민들의 의견이 이를 반증한다. 어제(9일) 열린 ‘코로나19 정부합동 외신브리핑’에서 외신기자들이 보여준 우리 정부와 방역 당국에 대한 신뢰나 안정감은 또 어떠한가. 

국민들이 그간 축적한 경험치 

반면 ‘조중통’ 연합은 ‘중국 봉쇄론’에 이어 ‘신천지’발 확산엔 ‘마스크 대란’ 프레임으로 맞섰다. 하지만 일부 마스크 수급 정책과 소통, 홍보 과정에서 정부의 실책을 인정한다 해도, 과유불급의 기사들이 ‘마스크 대란’에 일조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코로나 19 사태 초기부터 공포와 불안을 자극했고, 신천지발 확산에서 그 정점을 찍은 ‘조중통’ 연합과 보수경제지들의 침소봉대도 분명 ‘마스크 대란’의 책임을 공유해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0) 왜곡된 반공사상 세뇌.(1) 박근혜 탄핵으로 정권 잃고 보수권 정서가 황폐해짐.(2) 자기 반성 없이 음모론으로 합리화, 피해망상에 사로잡힘 (3) 상대 진영 정권이 잘나가면 배아프고, 조금이라도 틈이 보이면 내로남불, 더 나쁜 놈들이라고 자기 황폐한 감정을 쏟아냄. 

(4) 시간 지나면서 상대진영은 좌빨, 공산주의, 죽여야 할 놈들이라고 확신함(종교를 넘어 신천지 수준의 확신 ) (5) 이 상태가 심한 사람은 정부의 모든 것이 공산주의 전복 행태로 보임. 실체 없는 헛것이 실제로 보이는 일종의 분열 현상의 집단화.” (gran****)

▲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어느 네티즌이 분석한 보수언론과 보수야당, 그 지지자들이 코로나 19의 정부 대응을 비판하는 이유다. 그렇다. 국민들은 메르스 사태도 겪었다. 지난해 조국 사태를 지나왔다. 문재인 정권 직후 시작된 ‘중국 홀대론’, ‘소득주도성장 무용론’, ‘최저임금 비판론’, ‘북한 퍼주기’ 등 ‘조중통’ 연합의 각종 프레임을 통과해 왔다. ‘차이나 게이트’를 비롯해 금번 코로나 사태의 책임론을 총선으로 연결 지으려는 이들의 획책을 알아 챌 ‘내성’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앞서 소개한 댓글 중 이 ‘조중통 연합’과 관련한 내용만 봐도 알 수 있다. “미통당이 집권여당이라면 (코로나 19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을 것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는 ‘뼈 때리는’ 문장이 이를 반증하고 있었다.  

“저는 온건한 보수주의성향의 국민입니다. 저는 미통당을 지지할 수가 없습니다. 그들은 보수주의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현 코로나바이러스의 사태를 미통당이 집권여당이라면 더욱 악화시켰을 것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제발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지 마시고, 국론 분열 획책하는 짓을 더 이상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ejin****)

하성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