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50개 주 전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인당 1000달러(약 124만원)를 지급하는 경기부양책을 밝혔다. 

17일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대 1조2000억 달러(약 1500조원)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 8500억 달러 현금을 살포한 것을 두고 미국 언론이 ‘헬리콥터 벤’이라고 불렀는데 코로나19 사태에 ‘헬리콥터 트럼프’가 추진되는 것이다. 

부양 규모가 5000억~5500억 달러 정도 될 전망이며 이중 직접 주는 달러는 2500억원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됐다. 

일명 ‘헬리콥터 트럼프’로 미국 의회가 승인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헬리콥터로 미국 시민들에게 1인당 124만원 정도의 돈을 뿌리게 되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헬리콥터 트럼프’ 뜬다, 미국인 1인당 2주내 1000달러 지급>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해당 내용을 전하면서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는 사진을 게재했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중앙일보는 경제분석회사인 IHS마킷 나리먼 베라베시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자사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이름표가 무엇이든 미국인에게 직접 달러를 주면 2차대전 이후 최초로 현찰 지급방식 경기부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영국 정부도 17일(현지시간) 3300억파운드(약 496조원)의 대출 보증 계획을 내놨다. 영국 국내총생산(GDP)의 15%에 달하는 규모다. 

영국은 앞서 11일 300억파운드(45조원)의 자금 공급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프랑스도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선포하고 “450억유로(약 62조4700억원)를 풀어 기업과 국민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스페인 페드로 산체스 총리도 기업과 가계를 위해 2000억유로(약 274조원)의 긴급지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전날 밤 11시 11조 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통과시켰다. 

소상공인과 피해업종 지원, 대구·경북지역 지원은 증액됐으나 취업성공패키지,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일자리 안정자금 등 고용 관련 사업 예산은 깎였다. 

대구·경북에 대한 지원 예산은 당초 정부 안보다 1조394억 원 증액해 1조 6581억 원으로 결정됐다. 추경에 반영된 전국 대상 일반사업 중 대구·경북에 배정된 금액을 추가하면  총 2조 4000억원 규모가 된다. 

감염병 대응역량 강화 예산으로 1483억원이 증액됐고, 생계위험에 처한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예산은 1조 1638억원 늘었다. 

▲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앞서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1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 추경안에 대해 “정부·여당은 총선을 코앞에 남겨둔 시점에 코로나19를 핑계 삼아 마치 헬리콥터에서 세금을 뿌리듯 선심을 쓰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심 원내대표는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 추경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제2, 제3의 대책이 필요할 수 있다’면서 군불을 뗐다”며 “경제를 살릴 생각은 안 하면서 일단 국민들의 손에 돈을 쥐여줄 궁리부터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정부 눈에는 국민은 없고 오직 표만 있을 따름”이라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 발언 다음날 ‘트럼프 헬리콥터’ 보도가 나오자 SNS에서는 “미래통합당 심재철씨 트럼프는 헬리콥터로 1,000달러씩 살포한답니다~”는 냉소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