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사랑제일교회의 전광훈 목사가 ‘자가격리’ 지침을 위반하고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전 목사는 이날 오후 3시20분쯤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보수성향 단체 ‘일파만파’ 주최로 열린 ‘문재인 퇴진 8.15범국민대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당초 서울시의 집회금지로 경복궁역 인근에서 자유연대 등과 개최하기로 한 집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노컷>은 “경복궁 일대에 모였던 다수의 인원이 일파만파가 주최한 집회 쪽으로 이동하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교회 측 주장과 달리 교회 대표전화에서는 “광화문역 6번 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낮 12시부터 8.15국민대회가 있다”는 음성 안내가 흘러나왔다고 <노컷>은 전했다.

▲ 지난 1월, 범국민투쟁본부가 주최한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 <사진제공=뉴시스>

이날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광화문 집회에 나타난 전광훈 목사는 “오늘 오후에 구청에서 우리 교회를 찾아와 나는 열도 안 오르고 병에 대한 증상도 전혀 없는데도 ‘전 목사를 격리대상으로 정했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와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총134명에 달한다. 사랑제일교회 교인 및 방문자 4053명 중 현재까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인원은 10분의1 수준인 439명에 불과해 추가 검사가 진행되면 확진자 수는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이날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국민 민폐’ 전광훈 재수감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국민 청원까지 올라왔다.

청원자는 전광훈 목사가 지난 4월20일 구속 수감 56일 만에 보석으로 석방됐다고 상기시키고는 “‘급사 위험’이라는 읍소 전략이 통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교회는 사회 안전망의 마지막 보루가 되어야 한다. 코로나에 홍수피해까지 각종 재난이 겹치는 현실도 안중에 없고, 오로지 ‘돈’과 ‘세력’에 집중하는 전광훈 씨는 우리 사회를 병들게 만들 뿐”이라며 “종교의 탈을 쓰고 우리 사회 안전을 해치는 전광훈 씨를 반드시 재수감 시키라. 전광훈 구속이 방역의 새출발”이라고 주장했다.

송요훈 MBC기자도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는 선량한 다수의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국민의 안전을 지킬 의무가 있다”며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위험한 행동을 방치하는 건 국가의 직무 유기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선동을 방임하는 건 국가의 무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 다수의 안전을 위협하는 방종에 대해 국가는 단호하고 엄중하게 대처하여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국가를 신뢰하고 국가라는 울타리 안에서 안정감을 얻는다”며 “국가의 권위와 민주주의는 대통령의 인품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 보수단체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열린 8·15 대규모 집회에 참가한 가운데 집회를 마친후 경찰 저지선을 뚫고 사직로에서 청와대로 가는길로 몰려와 경찰들과 대치중인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경찰이 광복절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한 단체에 대한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수사에 돌입한다.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경찰은 “최근 수도권 지역의 코로나19 급속 확산에 따른 서울시의 집회금지 명령과 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몇 단체들이) 금일 대규모 불법집회를 강행했다”며 “도심 도로를 점거해 수시간 동안 국민 불편을 초래한 집회 주최자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