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권한도 없는 감사원에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를 의뢰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쿠키뉴스에 따르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강민국‧전주혜 원내대변인 등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감사원을 찾아 부동산 전수조사를 요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여러 점으로 봤을 때 권익위 조사는 믿기 어렵다”고 주장하며 “결국 더불어민주당이 하는 셀프조사이기 때문에 우리 당은 공신력 있는 제3의 기관에서 떳떳하게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부동산 및 주거 안정 정책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에 권익위 전수조사 동참을 제안하고 나선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전날에 이어 9일에도 SNS를 통해 “이명박 정부 때 출범한 국민권익위, 전원위원에는 당연히 야당추천위원도 포함되는 독립기구”라며 “전현희 위원장이 셀프조사라는 야당 지적에 ‘조사에 개입하지 않고, 보고도 받지 않겠다’며 조사 전반에 대해 회피 조처까지 했는데 뭐가 그리 두렵냐”고 지적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에 특검, 국정조사를 운운하는 것은 쉽지만, 국민의힘 의원 전수 공개는 어려운 이유는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특히 “(국민의힘은) 위헌소지 있는 <감사원법 개정안>까지 꾸역꾸역 발의해서 감사를 받겠다고 한다”며 “헌법기관의 권한까지 셀프로 바꾸겠다는 시도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투기가 국회의원의 직무가 아니라면, 헌법을 개정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국민의힘은 헌법 개정까지 시간을 끌 생각인가. 국민을 기망하지 말라”고 질타했다.

같은 날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는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이 곤란한 상황이라는 것을 세상이 다 안다”며 “이럴수록 꼼수는 치명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뿐”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곧바로 동참할 거라 믿는다”고 적고는 “언론이 어떻게 다루는지도 주목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이 삼권분립 상 가능하지 않음에도 감사원에 전수조사를 극구 의뢰하겠다고 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믿음직해서 감사원 조사를 얘기했다면 차라리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조사받겠다고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재형 감사원장이 야당에서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다”며 이 같이 꼬집었다.

열린민주당 김진애 전 의원은 윤호중 원내대표의 해당 발언이 담긴 기사를 SNS에 공유하고는 “(국민의힘) 당대표 금욜 선출 한다면서요? 당대표 후보들은 부동산 전수조사 입장을 내라. 왜 기자들은 묻지 않나?”라고 적었다. 

▲ 8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오른소리 합동토론회에서 당 대표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문표, 주호영, 나경원, 조경태, 이준석 후보. <사진제공=뉴시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 후보는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외부기관들, 특히 시민단체 같은 것도 있고, 가장 기본적으로는 감사원에서 하는 것이 제일 좋다는 저희 당의 원내지도부 입장에 공감한다”면서도 “권익위도 딱히 의심할 건 없다고 본다”며 권익위에 전수조사를 의뢰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다만 이 후보는 “당 소속 국회의원 입장에서는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원내대표부와 상의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