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중부경찰서가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부인 김건희 씨 ‘수사 촉구’ 현수막을 내건 시민을 대상으로 야간 압수수색을 진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이수진(오른쪽) 의원이 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희 수사촉구 현수막' 게시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인천중부경찰서의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양기대, 이성만, 이수진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양기대, 이성만, 이수진 의원은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유례없는 무리한 강제수사”라고 강력 규탄했다.

이들은 “경찰이 문제 삼은 현수막에는 ‘김건희 허위경력·가짜이력 즉각 수사하라!’라는 문구가 적시되어 있었다”며 “이 문구를 무리하게 공직선거법 위반 대상으로 몰아붙인 것은 물론, 자신의 행위를 인정한 평범한 시민에게 ‘공모여부’를 따지겠다고 소환조사도 하기 전에 압수수색을 한 것은 명백한 경찰의 과잉수사”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적 의혹이자 검증 대상이었던 김건희 씨의 허위·가짜 이력에 대해 수사를 촉구한 것이, 야밤에 들이닥쳐 자택과 차량,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할 사안일 수 없다”면서 “해당 의혹은 이미 김건희 씨가 지난해 기자회견을 통해 상당 부분 인정한 바 있고, 시민단체가 경찰에 고발한 사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사 과정 역시 무리한 과잉수사”라며 “해당 시민은 자신이 현수막 게시자임을 인정했고 공모 여부도 부인했다. 입건된 지 50여 일이 지날 때까지 소환조사도 없었다. 수사에 협조할지 안 할지, 증거를 인멸할지 등에 대한 어떠한 확인도 없이 야간에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은 명백한 과잉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선 기간 현수막 등 시설물에 대한 고소·고발이 여야를 떠나 전국적으로 부지기수고, 해당 사건 하나에 불과하진 않을 것이다. 물론 선거법 위반 여부를 따져볼 수는 있다. 그런데 유독 인천중부경찰서만 국민적 의혹에 대한 수사 촉구 의사 표현을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 판단하여 콕 집어 압수수색까지 한 것은 무엇 때문이냐”고 따져 물었다.

▲ <이미지 출처=서울의소리 보도영상 캡처>

이들은 “경찰이 국민적 헌법적 권익보다 당선인의 심기를 더 신경 쓰고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아닌지 강한 의구심이 들게 한다”며 “‘권력이라는 게 잡으면 우리가 안 시켜도 경찰들이 알아서 입건해요’라는 김건희 씨 발언이 공개되어 큰 논란이 일었었는데, 이 녹취록이 예고하는 바를 벌써부터 목도한 것은 아닌지 크게 우려가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당선자는 집무실 이전을 고집할 정도로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수사기관이 충성경쟁식 과잉수사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면 국민과 소통이 어떻게 이뤄지겠냐”며 “윤석열 당선자 측은 공포정치를 암시하여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이런 과도한 수사 행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