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숙(왼쪽)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최민희 과학방송통신기술위원장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논쟁적 사안”이라고 답변한 것에 대해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는 29일 “지금 당장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정의연은 이날 성명을 내고 “반인권적 친일 역사관을 가진 이진숙 후보는 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 부적합할 뿐만 아니라 어떤 공적인 자리에도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진숙 후보자는 26일 최민희 과학방송통신기술위원장의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나, 강제인가 아니면 자발적인가”라는 질의에 “논쟁적인 사안이기 때문에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이 재차 질문했지만 이 후보자는 “개별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에 대해 정의연은 “이 무슨 경악할 답변인가”라며 “누가 누구와 어떤 내용으로 논쟁하는 사안인가. 무엇이 개인적 사건인가”라고 따졌다. 

정의연은 “강제와 자발을 나누고 역사적 진실을 부정하며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을 폄훼해 온 일본의 우익 및 한국의 극우 역사부정세력들과 궤를 같이 하는 발언 아닌가”라고 규탄했다. 

정의연은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는 ‘논쟁적’이거나 ‘개인적’이거나 ‘개별적’인 사안이 아니다”면서 “1930년대부터 1945년까지 일본군이 아시아·태평양 전 지역에 걸쳐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자행한 반인도적 범죄”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의 법원과 헌법재판소에서 판결이 나왔고, 유엔 등 국제사회에도 수차례 일본정부에게 책임 있는 해결과 배상을 촉구하는 권고안과 보고서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미 국제적 ‘상식’이 되어 있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를 논쟁적 사안으로 여기는 비속한 역사관에 비하면 무단 결근, 법인카드 사적 유용 등은 작은 문제로 느껴질 정도”라며 “이런 인식을 가진 자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라니 통탄할 일”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진숙 후보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표병관 뉴라이트 대구연합 대표와 진행하는 영상을 다수 올린 바 있는데, 표씨는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을 부정하는 극우인사로 알려져 있다”고 짚었다. 

정의연은 “이 후보는 지난 4월 SNS에 올린 글에서도 “일본은 현재 한국과 자유주의 동맹국”이라고 지칭했다”면서 “만약 방송통신위원장이 된다면 윤석열 정부의 친일 극우 행보에 발맞춰 국민들의 입을 막고 역사정의를 훼손할 것이 명약관화하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의연은 “이 후보는 공직자로서의 자격이 없다”며 “지금 당장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 세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 지난해 8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모습. 세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은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국내외에 알리고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기 위해 매년 8월 14일로 지정된 국가기념일이다.<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