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열린 국정브리핑 관련 기자회견에서 조선일보 기자가 “의료현장의 체감과 대통령실 메시지의 차이가 크다”고 지적하자 “비상의료체계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일축하고는, 자신은 의료현장에 많이 가봤다며 기자들에게 “의료현장에 직접 가보라”고 했다.

▲ <이미지 출처=JTBC 보도영상 캡처>

그러자 같은 날 저녁 JTBC는 <“의료현장 많이 가봤다”는 대통령…일정엔 5개월 가까이 ‘발길’ 없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윤 대통령의 공개 일정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 5개월 가까이 현장을 찾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JTBC는 “이후 의료현장의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됐다”며 “주요 의대 교수들은 잇따라 집단 휴진을 선언했고, 환자의 수술과 진료예약은 줄줄이 취소됐다. 전공의의 공백은 점점 커졌고 대형 병원 응급실의 전문의들은 버티다 못해 사직서를 냈다. 응급실을 찾아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속출했다”고 의료체계가 붕괴되어 가는 일련의 과정을 열거했다.

관련해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해 15년간 몸담았던 충북의대를 떠난 배장환 전 교수(심장내과)도 SNS에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병원 5곳을 찾아 현장을 점검했다. 공개 일정으로는 5개월 가까이 의료현장을 찾아가지 않았는데 이후 상황은 점점 악화됐다”고 적었다.

그는 “사단장이 부대에 방문할 때 생각해 보라”며 “부대에서 2주 전부터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라고 꼬집었다.

배 전 교수는 “대통령이 병원에 방문해서 악수하고 오신 것을 병원에 많이 방문해봤다고 하시는 것이냐”며 “그것도 마지막 가보신 것이 4개월 전”이라고 꼬집었다.

▲ <이미지 출처=JTBC 보도영상 캡처>

한편, 대한응급의학의사회가 전날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30일 <의약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이형민 회장은 “국정브리핑 내용을 듣고 많은 회원이 근심했다”며 “환자를 살리는 일을 하는 우리가 환자가 죽고 있다고 하는데 무엇이 위기가 아니라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현재 응급의료는 재난상황으로 붕괴하고 있으며, 이 붕괴를 멈출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선 없다”며 “현장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지만 정부는 아무런 대책이 없고 위기를 인정하려 하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다가올 추석 응급의료대란으로 많은 환자들이 길거리를 헤매다 사망할 것이며, 지치고 탈진한 의료진의 이탈로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결국 환자들의 피해는 늘어나고 있는데 해결할 의지와 능력도 없으면서 효과 없는 임시대책만 내놓는 정부와 복지부의 모습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