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씨가 윤석열 대선 캠프의 선대위원장 후보를 직접 지목하고 그 제안이 그대로 실현된 사실이 검찰 수사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 관련기사: 뉴스타파, 명태균-尹부부 카톡 입수…순차 공개 예고)

9일 뉴스타파 후속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이 대권 도전을 선언한 지 보름여 만인 2021년 7월16일, 김건희 씨는 카카오톡을 통해 명태균 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대사의 프로필을 공유하며 ‘이 사람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라고 물었다. 그 다음날 황 전 대사는 윤석열 캠프의 후원회장으로 임명됐다.

또 국민의힘 대선후보 1차 예비경선이 끝난 직후인 2021년 9월17일, 명 씨는 김건희 씨에게 캠프 총괄공동본부장 후보 4명과 비서실장 후보를 추천했는데, 5선인 주호영 의원을 1순위로 하고 윤상현, 김태호, 나경원 의원을 차례로 언급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실제로 주호영 의원은 캠프를 실질적으로 책임지는 상임선대위원장에 임명됐고, 김태호 의원은 경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윤상현 의원은 총괄특보단장에 위촉됐다. 나경원 의원도 공동선대위원장 임명 제안을 받았지만 고사했다.

▲ <이미지 출처=뉴스타파 관련 기사 캡처>

윤석열은 대선 후보 시절 인터뷰 최종 검수를 명태균 씨에게 부탁하기도 했다. 명태균 씨가 써준 표현을 그대로 기자들 앞에서 말한 적도 있다.

특히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2021년 6월29일 명 씨는 “윤석열 총장은 발광체냐? 반사체냐?”는 물음에 “정치인은 모두 반사체다. 국민이 발광체다. 정치인은 국민의 뜻을 잘 받들어 비추는 반사체다”라고 답해야 한다고 김건희 씨에게 보냈다. 이틀 뒤, 명 씨가 써준 그대로 윤석열이 발언한 사실이 언론 보도로 나왔다.

뉴스타파는 “검찰 수사보고서에는 명 씨가 김 여사를 통해 윤석열 대선 캠프의 인사를 좌지우지 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내용들이 다수 등장한다”고 전하고는 “명태균 게이트의 여파는 윤석열 김건희 부부를 넘어 국민의힘이라는 정당 자체와 국힘 소속 주요 정치인들까지 가 닿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뉴스타파는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명태균 게이트에 대한 특검을 계속 가로막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을 막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해 충돌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