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민주당의 ‘내란 특검법’에 맞선 ‘비상계엄 특별법’을 17일 당론으로 발의했다.

여당의 특검법에는 민주당 법안에 포함된 외환죄 혐의, 내란 선전·선동 혐의 등이 빠졌다.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민주당 특검법의 방식은 유지했지만,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자를 2인 추천하도록 한 것을 3인으로 늘렸다. 이 외에 수사 기간을 최장 150일에서 110일로 조정하고, 수사 인원을 155명에서 58명으로 축소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에 대해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특검’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법안 내용이 실망스럽다”며 “특검을 허수아비로 만들겠다는 속셈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법안으로 발의를 했으니 최선을 다해 협상하겠다”며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의 상식과 양심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도 일정한 수준의 조정은 각오하고 있다.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일정한 수준의 양보는 감내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변인은 “하지만 내란 사건 수사의 본질을 훼손하는 타협은 없다. 추가 협상도 있을 수 없다”고 단호히 밝히고는 “추가 협상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내일 아침 미국 대통령 취임식 사절단으로 여야 의원 7명이 출국하는 상황까지 계산해 일주일을 통째로 넘기겠다는 속셈이다. 그럼 곧바로 설 연휴가 이어지고 특검 출범은 고사하고 특검법 통과 시도조차 못해보고 2월을 맞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국민의힘은 법안 발의를 최대한 늦춰서 협상 가능 시간을 스스로 줄였다. 추가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만들어 낸 상황”이라며 “‘국힘은 법안까지 발의하며 협상을 요구했는데 민주당이 판을 깼다’는 프레임을 만들어 내부표 단속을 하겠다는 얕은꾀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노종면 대변인은 국민의힘을 향해 “이번에는 여당답게 협상에 임해야 한다. 윤석열 극우 망상가의 부정선거 주장에는 침묵하면서 내란 세력을 단죄하는 일은 악착같이 발목 잡는 세력, 공당이 아니라 비겁한 이익결사체일 뿐이라는 지적에 겸허해지기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협상을 가장한 침대축구는 통하지 않는다”며 “이번 협상에 내일은 없다”고 거듭 밝혔다.

▲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권성동 원내대표, 우 의장,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박균택 의원.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