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상세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회 해당 상임위에 제출한 한국-뉴질랜드, 한-오스트레일리아 FTA 답변 자료가 두 쪽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겨레>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위원장인 새정치민주연합 김동철 의원이 한-뉴질랜드 FTA 타결 나흘 전인 11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받은 관련 답변 자료는 고작 두 쪽짜리였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산업부 통상교섭실에 한-뉴질랜드 협정과 관련된 주요 쟁점과 합의·미합의 쟁점 등 6가지 질의에 대한 답변 자료를 요구했다.

이에 산업부는 20여일 만에 김 위원장에 답변 자료를 보내왔지만 분량은 질의 내용을 합쳐도 두 쪽을 채우지 못했다.

▲ 박근혜 대통령과 존 필립 키 뉴질랜드 총리가 15일 오전 브리즈번 숙소호텔에서 양국 FTA 타결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장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 청와대

산업부의 이런 행태는 한-오스트레일리아 자유무역협정 등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협정 심사를 담당하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의원은 13일 상임위가 한-호주 비준안 등을 통과시키기에 앞서 한-미 협정과 비교분석한 자료를 요구했지만 외교부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고, 산업부는 두 장짜리 허술한 자료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이에 새정치연합 김정현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근혜정부가 잇따라 FTA를 타결짓고 있지만 비준권을 갖고 있는 국회마저 소외되는 ‘깜깜이 FTA’가 되고 있다는 것은 정말 깜짝 놀랄 일”이라며 “국민들은 무엇을 내주고 무엇을 받아오는 지도 모르는 채 정부는 막무가내로 국회 통과만 시켜달라고 떼를 쓰는 꼴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달랑 종이 몇 장 보내고 FTA를 통과시켜달라니 FTA가 아파트자치회에 제출된 계약서보다 못하단 말인가”라고 거듭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