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밝힌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이면합의 논란과 관련해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을 맡았던 새누리당 김종훈 의원이 “국민들이 모르는, 숨어 있는 이면 합의는 그때 당시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3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히며 “회고록에 실려 있는 시점은 2010년 11월의 회의에서 제가 인용되어 있는 것이고, 이면합의가 있었다, 없었다 하는 시점은 그보다도 3년 전인 2007년 즈음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면합의는 없었지만, 당시 노무현 대통령께서 아주 명백한 형태의 약속은 있었다”고 덧붙였다.

▲ ⓒ 김종훈 의원 트위터

김 의원은 “노 대통령께서 2007년 3월 말 쯤 미국 부시 대통령과 통화 이후 4월 대국민담화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국제수역사무국의 쇠고기 안전에 대한 기준을 존중하면서 합리적인 기간 안에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는 내용을 밝혔다”며 “그러나 미 측의 동물성 사료, 금지된 동물성 사료에 대한 강화된 시행 등을 논의하다 결국 그 약속이 이행이 안 됐고, 이후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 됐다”고 밝혔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께서 이 약속을 이행할 수 있는 추동력은 완전히 상실되어 버렸다. 그러면서 이 약속을 이행할 부담이 고스란히 다음 정부인 MB정부로 넘어가버린 흐름이었다”고 회고 했다.

김 의원은 “새롭게 정부를 담당하게 된 사람들은 담화의 내용 등을 소상히 알지 못했을 것”이라며 “다만 어떤 형태의 약속이 있었다. 그 약속이 굉장히 강한 약속이었는데 지켜지지 않았다. 그래서 그 부담이 모두 우리에게 넘어왔다. 이런 인식은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김 의원은 전날에도 이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불거진 오해는 한·미 정상 간의 동일한 통화 내용을 두고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 측의 ‘이면합의’라는 시각상의 차이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2일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참여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이면합의 내용을 새누리당 김종훈 의원 보고를 토대로 작성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전 수석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월령 제한 없는 쇠고기 수입 조항을 이면합의했다는 내용이 사실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 전 대통령이 이면합의가 있었다고 단정을 한 건 아니”라며 “그렇게 보고하신 분이 있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러자 진행자가 “김 의원이 이면합의를 했다는 취지의 보고를 했느냐”고 재차 묻자 김 전 수석은 “김 의원 말씀에 그런 말씀이 있었다. 그래서 그랬던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