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 중인 4.16연대와 세월호 유가족 ⓒgo발뉴스(강주희)

4.16 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19일 오후 서울 중구 저동  4.16 연대 사무실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압수수색을 강하게 규탄했다. 앞서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 박래군, 김혜진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집시법 위반, 일반 교통 방해, 특수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세월호 유가족 문종택씨(단원고 2학년 1반 문지성양 아버지)는 “오늘 4.16연대가 경찰에 털렸다. 그럼 다음 차례는 누구겠냐”고 분노했다.

문씨는 “대한민국에 존재하지 않는 정부가  안산 합동분향소 유가족들을 향해서 들어 올 것”이라며 “우리 유가족은 더 이상 영장 필요 없다. 작년 4월 16일에 왜 아이들을 구하지 못했고, 여태까지 남아 있는 국민 9명의 목숨을 왜 구하지 않았는지 밝혀라. 전화 한 통이면 가지고 있는 자료 다 내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컴퓨터 털러가는 데 이 많은 병력들 차가 줄이 안 보인다. 이게 대한민국이다. 이 병력을 지금이라도 팽목항에 보내면 우리 애들 충분히 건져내고 남을 수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 박래군 4.16연대 상임위원장.ⓒgo발뉴스(강주희)

이날 경찰의 압수 수색을 당한 박래군 운영위원장도 발언에 나섰다.  박 위원장은 “오늘 경찰이 차량까지 압수수색을 했다”며 씁쓸한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박 위원장은 “황교안 국무총리가 메르스 때문에 불안에 떠는 국민을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이 이거부터 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공안총리’, ‘미스터국가보안법’ 이라는 이름 답게 공안몰이로 이 정권을 지키겠다는 본색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지금 진실을 감추려는 자들이 압수수색을 당하는 게 아니다. 진실을 파헤치고 찾으려는 사람들이 털리고 수색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탄압에도 4.16연대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박근혜 대통령과 황교안 국무총리가 후회하도록 만들어 주겠다”고 날을 세웠다.

▲ 천주교인권위원회 강은주 활동가가 종교, 노동, 시민사회계를 대표해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go발뉴스(강주희)

이어 “이는 명백한 세월호 참사 은폐조작 시도이며, 공안정국을 강화하겠다는 선포”라며 “4.16연대는 참사의 피해자인 416가족협의회와 수 많은 시민들이 함께 만든 단체이므로 경찰의 압수수색은 공안의 칼날을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들에게 들이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압수수색이 공안검사 출신의 황교안 전 법무부장관이 국무총리로 인준되자마자 시작됐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정당한 비판을 하는 시민들을 겁박하고 처벌하겠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천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박주민 변호사가 참관한 가운데 형사들이 4.16 연대사무실 압수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사진제공=최창덕 활동가>

경찰 오후 4시 30분께 압수수색 끝내

이후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의 규탄발언에 이어 세월호유가족대책위 전명선 위원장을 비롯한 노동, 사회, 시민, 종교계를 대표하는 6인이 앞장 서서 이날의 4.16연대에 대한 경찰 압수수색에 규탄하는 기자회견문 낭독과 구호를 외치고 약 20여분에 걸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한편, 경찰의 압수수색은 오후 4시 30분께 끝이 났다. 수색이 상당히 진행된 오후 3시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박주민 변호사도 압수수색 현장 참관인으로 참석했다.

경찰은 컴퓨터 7대의 하드디스크를 수색하고, 압수 물품으로 챙겨간 것으로 확인됐다. 4.16연대와 세월호 유가족들은 기자회견 직후 향후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