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만에 재개된 국정원 직원 ‘좌익효수’의 재판 과정에 대해 ‘망치부인’ 이경선씨는 “개인적 범죄가 아니라 국가 차원 범죄 은닉”이라며 끝까지 국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선씨는 2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2년 6개월 동안 기소하지 않은 것, 국정원 원장이 2년 반 동안 징계했다고 거짓말한 것은 국가 차원의 조직적 거짓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 당시 초등학생인 딸을 상대로 성적 모욕 댓글을 달았던 것에 대해 이씨는 “형사소송도 공개한다면 가서 그 얼굴을 보고 내 딸한테 왜 그랬는지 꼭 듣고 싶다”고 울분을 표했다.
앞서 국정원 직원 ‘좌익효수’(41)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선거운동을 하고 전라도‧여성 비하, 특정 인사 모욕 등의 글을 올린 혐의로 고소‧고발을 당했다.
▲ 지난 2013년 8월 22일 오전 민주당 진선미 국조특위 지원단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국정원 댓글관련 범죄사실에 대한 검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또 시시프로그램을 진행하던 ‘망치부인’ 이경선씨 부부와 초등학생 딸을 상대로 ‘죽이고 싶은 빨갱이’, ‘이년도 크면 빨갱이 되겠지. 운동권들한테 다 대주고. 나라면 줘도 안 먹겠지만’ 등 폭언을 담은 댓글을 올려 이씨 부부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이 진행되고 있지 않다가 26개월이 지난 11월이 되서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김신 부장검사)는 지난달 26일 국정원법 위반 및 모욕죄로 ‘좌익효수’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워낙 나한테 악플을 조직적으로 와서 다는 사람이 많았지만 설마 그게 국정원 직원일 거라는 상상은 못했다”며 “2013년 9월 통합진보당 쪽에서 ‘전라디언 홍어를 다 죽여야 한다’는 좌익효수의 글을 형사고소를 했는데 잡고 보니까 국정원 직원이었다”고 정체가 드러났던 일을 되짚었다.
이씨는 “저희 가족이 2013년 10월 단독으로 고소를 했다”며 이후 “관리감독을 제대로 못한 정부의 잘못으로 봐서 대한민국 정부를 대상으로 민사소송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사소송을 계속 연기해 오다 2015년 6월 갑자기 진행하겠다는 통보를 해왔다”며 “우리쪽이 요구하는 증인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원세훈 전 원장에 대한 재판기록을 증거로 요구했는데 거부됐다”고 재판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변론, 입증할 어떤 기회도 주지 않은 다음, 지난 10월 ‘망치부인 패소’라고 발표가 났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씨는 “민사소송에서 법원의 입장은 좌익효수가 국정원 직원이라는 확증이 없어 기각한다는 것”이라며 검찰의 수사가 전혀 진척이 없어 그같은 판정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으로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후 보석으로 풀려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지난 11월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 공직선거법 및 국정원법 위반 등 혐의로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향후 재판에 대해 이씨는 “정부와 재판부의 그간 전력을 볼 때 ‘국정원 직원 개인의 일탈행위’로 몰아가지 않겠나”라고 전망하면서도 “말도 안 된다. 개인적인 일탈이라면 왜 검찰이 2년 6개월 동안 기소하지 않았는가”라고 분노를 표했다.
또 이씨는 “국정원에서 지난 2년 반 동안 국회에 나와서 ‘좌익효수를 징계했다’고 거짓말을 했다”며 “정보위원들이 계속 물고 늘어지니까 징계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주인가 징계에 들어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것도 사실 모른다. 확인할 길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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