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향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 개발실 상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입당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삼성전자 최초의 호남출신 고졸여성 임원인 양 상무는 설계팀 책임연구원, 수석연구원 등을 거쳐 지난 2014년 임원인 상무로 승진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양향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 개발실 전 상무가 12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면서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눈물을 흘렸다. 네티즌들은 양 전 상무가 눈물을 보인 이유에 대해 관심을 보이며 그의 삶이 담긴 기자회견문의 주요 내용을 SNS에 공유하고 있다.  

문재인 대표가 주도하는 인재영입 7번째 인사인 양 상무는 전남 화순 출신으로 광주 여상을 졸업해 1985년 삼성전자 반도체 메모리설계실 연구보조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삼성전자 SRAM설계팀 책임연구원을 거쳐 2007년 DRAM설계팀 수석연구원, 2011년 플래시설계팀 부장을 맡았다. 이어 2014년 상무로 승진해 삼성전자 최초의 고졸 여성 출신 임원이 됐다.

양 전 상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입당식에서 “학벌의 유리천정, 여성의 유리천정, 출신의 유리천정을 깨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쳐 노력했다”며 “그러나 ‘나처럼 노력하면 된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서 감정이 복받친 듯 눈물을 흘렸다.

그는 “출신이 어디이든, 학벌이 어떠하든, 오늘 열심히 살면 정당한 대가와 성공을 보장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없는 길을 만들며 무수히 눈물을 삼켰던 주인공이 제가 마지막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양 전 상무는 “여성의 출산이 출세를 막고 육아가 경력단절로 바로 이어지는 구조를 바꿀 책임이 정치에게 있다”고 말하며 다시 손수건을 눈가로 가져갔다. 그는 “지금 우리 사회가 직장맘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독해지거나 하나를 포기하라’는 것 말고는 없다”고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를 지적했다.  

양 전 전무는 “여성 개인이 짊어진 짐을 모두가 함께 나누기 위한 사회적 합의의 책임은 결국 정치에 있다”면서 “그 길을 찾고 싶다”고 정치 입문 포부를 밝혔다.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눈물을 보인 이유에 대해 양 전 상무는 “같이 일했던 친구들에게 인사도 못하고 퇴사했다. 그 눈망울이 떠올랐다”면서 “더 잘해서 그 친구들이 좋아하는 선배가 되겠다”고 답했다.

20대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양 전 상무는 “제가 태어난 광주 시민들과 함께 하고 싶은데 당과 협의해 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양 전 상무의 영입에 대해 “학력·지역·성별의 차별을 극복한 시대의 아이콘이며, 최첨단산업을 이끌던 기술혁신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라면서 “첨단기술 정책·경제정책·학력차별 해소정책·호남발전 정책 수립에 전방위적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재영입 1호인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트위터에서 “참 멋진 분이 또 오십니다. 학벌 사회의 벽을 무너트린 노력과 능력 성공 신화의 주역, 양향자 상무님의 입당을 온 마음으로 환영합니다”라고 환영 인사를 남겼다.

양 전 상무의 ‘입당눈물’에 네티즌들은 “고졸자로서 얼마나 많은 고충이 있을것인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그간의 노력이 떠오르며 설움이 북받쳤으리라 힘내세요”(san******), “부디 99% 흙수저 국민의 힘이 되어주시길”(ko****), “당신의 눈물은 이 시대의 지역차별 학력차별 성차별을 이겨낸 자랑스런 엄마의 눈물입니다. 멋지고 아름다우십니다”(yoj*****), “그가 눈물을 훔칠 때 내 눈시울도 뜨뜻해진 건 그냥 한국에서 고졸 여성이 그 위치에 서기까지 얼마나 서럽고 힘든 시간이 많았을지 공감이 가기 때문...”(red*****), “더 민주당 의원되셔서 신명을 다해 맞벌이부부들 고통 덜어주세요”(oh*****) 등의 반응을 보였다.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와 양향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 개발실 상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입당 기자회견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