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변호사는 보수단체 대표의 이석태 세월호 특조위원장‧박종운 상임위원‧세월호 유가족 고발에 해부수 공무원이 관여한 것에 대해 25일 “고발 청탁”으로 규정했다. 또 박 변호사는 “3급 공무원이 혼자 판단해서 장관급을 고발했겠냐”며 윗선 지시 의혹을 제기했다.

박 변호사는 이날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장윤선·박정호의 팟짱’에 출연해 “본인도 위험에 처할 수 있기에 분명히 장관급 또는 그 이상의 지시로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 거리의 변호사로 불리는 박주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이 25일 오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 회의실에서 입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앞서 보수단체 ‘태양의열단’ 오성탁 대표는 세월호 특조위에 파견된 해수부 3급(부이사관) 공무원의 사주로 세월호 유가족을 대통령 명예훼손과 국가보안법으로 고발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임모 과장에 대한 고발장을 지난 11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제출했다(☞ 관련기사 : “‘朴 위한 길’…해수부 공무원 사주로 세월호 유가족 고발했다”).

오 대표의 일련의 고발은 지난해 11월6일 경기도 안산에서 열린 세월호 진상규명 포럼에서 시작됐다. 유가족 홍모씨의 “박근혜 대통령은 능지처참을 당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하고 싶다” 등의 발언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박수를 쳤고 박종운 상임위원도 같이 쳤다. 그러나 이를 문제삼아 오 대표는 박 상임위원과 이석태 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했고 2주 뒤 유가족 홍씨도 추가로 고발했다.

25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오 대표는 “지난해 11월6일 세월호 포럼에 우리 단체 회원들이 참가해 현장에서 파악한 사실을 다음날 보고서 형태로 올렸다”며 “이 회원들은 혹시 무슨 일이 있을지 몰라 1년 전에 ‘416연대’에 들여보낸 사람”이라고 프락치 활동도 폭로했다.

이에 대해 박주민 변호사는 “(임 과장과 오 대표의) 녹취록을 보면 확실하게 청탁으로 읽힌다”면서 “자기가 말해서 고발했다는 얘기는 빼라고 굉장히 강조한다, 오히려 민원을 공무원이 넣는다”고 지적했다.

또 “임 과장의 주변 평가를 보면 이런 일을 과감하게 저지를 사람이 아니다”며 “뭔가 위에서의 지시, 요청이 있지 않았겠나, 부이사관급이 장관급에 문제제기 할 때도 커버해줄 정도의 사람일 것”이라고 윗선 관여 의혹을 제기했다.

아울러 보수단체 회원들의 프락치 활동과 관련 박 변호사는 “보수단체와 뒤에 뭔가 결탁돼 정부에 대해서 비판하는 사람들이나 단체를 약화시키고 비난하는 일들이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세월호 청문회때도 고엽제전우회에서 엠블런스를 대거 동원했다”며 “고엽제전우회는 국가가 지원해주는 단체이고 그런 식으로 엠블런스를 쓰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박 변호사는 “보수단체들을 보면 모금행사도 안하고 회원 분들이 진짜 회비를 다 내는지” 의구심도 든다며 회비를 안낸다면 “그 많은 자금은 어디서 나오는지, 한번쯤은 점검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 월드피스자유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지난해 12월2일 오후 서울 을지로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앞에서 특조위 해체를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아울러 ‘고발 청탁’ 해수부 공무원에 대해 박 변호사는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며 “특별법에 조사활동에 지장을 주는 행위를 한 사람은 처벌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또 “직권남용으로 문제 삼을 수도 있고 고발 내용이 무죄나 무혐의로 밝혀지면 무고에 의한 교사로도 처벌될 수 있다”고 엄중한 처벌 대상임을 지적했다.

한편 박주민 변호사는 이날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박 전 민변 사무차장은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입당 인사에서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한다며 “유능한 정치는 국민과 함께 웃을 것이고, 무능한 정치는 국민과 함께 울고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소한 제가 눈물을 나게 하거나, 눈물을 외면하는 나쁜 정치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기에, 오늘 이 자리에서 입당의 인사를 드리고 있다”고 정치에 뛰어든 각오를 밝혔다.

문재인 대표는 박 변호사 영입에 대해 “박근혜정부의 민주주의 퇴행을 바로 잡고, 인권의 소중한 가치를 활짝 꽃피우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정치의 본령은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드리는 것인데 우리 정치, 너무나 비정하다”며 “특히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유가족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더욱 그렇다. 비정한 정치가 민주주의와 인권을 더욱 후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비정한 정치로 인해 우리 국민들이 더 이상 눈물 흘리는 경우가 없도록 바로잡아야 한다”며 “국민의 눈물을 닦아드리는 ‘따뜻한 정치’를 하겠다”고 박주민 변호사 영입의 의미를 강조했다. 

▲ 2015년 12월15일 서울 중구 YWCA 강당에서 열린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1차 청문회를 지켜보며 세월호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