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관련 국가정보원이 러시아가 개입됐을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러시아가 발끈하고 나섰다. 이에 외교부가 11일 와전됐다고 해명하는 등 외교 문제로 비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SNS에서는 무책임한 정보당국의 태도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 7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직후 긴급 소집된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발사한 로켓의 주요 부품이 대부분이 러시아에서 공급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의에서 이병호 국정원장이 주호영 위원장의 모두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 미하일 울리야노프 비확산·군비통제 국장은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시내 ‘로시야 시보드냐’ 통신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북한에 로켓 부품을 제공했다는 한국 정보 당국의 발표는 무책임하고 아주 비전문가적인 것”이라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북한에 불법적으로 로켓 부품을 제공했다고 의심할 만한 근거가 있다면 그 증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만일 그러한 증거가 없다면 공식적으로 기존 발표를 취소하고 용서를 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조언한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이같이 강력 반발하자 국정원이 아닌 외교부가 11일 오후 진화에 나섰다. <뉴시스>에 따르면 조준혁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국정원의 분석에 대해 “사실과 다르게 내용이 와전된 것”이라며 “더 이상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한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핵 문제, 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긴밀히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역사학자 전우용 박사는 트위터에서 “북한에 로켓 부품을 공급한 게 러시아라는 한국 정보당국의 발표에 대해 러시아가 ‘공식 사과’를 요구했군요”라며 “나라망신이 문제가 아닙니다. 이런 정보당국을 믿고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게 진짜 심각한 문제”라고 개탄했다.

네티즌들은 “설마 국제사회에도 대책없이 막 던지고 본 거야? 국정원은 박근혜 대통령 만든 최고 권력기관인데 증거랑 대책은 준비돼 있겠지? 러시아의 허위보도에 강력대응해라”(mi**), “국정원이 외교도 망치는군”(com*******), “국정원, 그냥 막 찔러보는 거 아니지?”(good****), “국정원은 또 거짓말로, 국제 망신을 자초하고 있다”(ddin******), “참나, 아마추어도 이보단 낫겠다, 돌아가면서 사고치는 박근혜정부”(Rich********), “국정원은 북한이 발사한 게 미사일인지 인공위성인지도 모르는 주제에 테러방지법 통과시켜 달란다”(sook****), “북한의 도발은 전쟁인데, 테러방지법과 무슨 상관이 있나요? 그리고 지금 있는 법으로 테러를 방지하지 못하는 이유가 뭔가요?”(ssl****), “국정원 대형 사고 쳤네”(mjj******)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