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2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 수정을 요구하는 무제한 토론을 시작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2일 “필리버스터가 비록 테러방지법 법안을 한 점, 한 획도 바꾸지 못한다 해도 무의미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무제한 토론 37번째 주자로 나선 심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너무나 소중한 재발견이 있었다, 우리 민주주의를 한 발짝 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의당은 박원석, 김제남, 서기호 의원에 이어 정진후 원내대표, 심 대표까지 5명의 의원이 모두 무제한 토론에 참여했다.

8박 9일째 이어진 필리버스터에 대해 심 대표는 “정부여당이 이토록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테러방지법의 위험성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알게 되었다”며 “국정원에 줘야 할 것은 무제한의 사찰능력이 아니라 민주적인 통제라는 그런 공감도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또 “제1야당은 오랜만에 밀실에서 걸어 나왔다”며 “국민들의 열렬한 성원에서 야당다운 야당에 대한 국민들의 갈증이 얼마나 깊었는지 깊이 느낄 수 있었다”고 의미를 짚었다.

심 대표는 “민주정치의 수준은 야당의 수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깨달은 점 역시 우리 정치 발전의 소중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필리버스터로 재발견한 것은 국회의원”이라며 심 대표는 “국회의원들의 소신과 능력이 유감없이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계기가 됐다, 실력자들의 힘자랑과 반정치에 가려져 있던 국회의원들의 숨겨진 진면목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심 대표는 “모처럼 정치에서 희망을 보았던 국민들께서 너무 상심하지 않으셨으면 한다”면서 “깊은 배신감과 무력감에 정치에서 관심을 거두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심 대표는 “이번 테러방지법을 비롯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굴욕적인 위안부 협상, 노동악법에 대한 비판도 이어 갔으면 한다”며 “실패한 정책을 더 나쁜 정책으로 돌려 막는 박근혜정부의 행태를 똑똑히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필리버스터에 모아졌던 우리 정치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고스란히 투표장으로 이어져야 한다”면서 투표 참여를 촉구했다.

필리버스터가 선거운동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심 대표는 “모든 정치는 선거운동이다, 그것을 왜 부정해야 하냐”고 반박했다. 그는 “국민들이 뽑은 정치적 대표 또 정당의 정치적 실천을 평가하는 것이 선거”라면서 “제가 테러방지법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을 알면서도 이 자리에 선 것이 바로 그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선거가 계속되는 한 민주주의는 계속된다”며 “정책도 사람도 투표용지에 올라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선거는 교차로에 선 차량 앞에 놓인 신호등과 같다, 그 신호에 따라 차량은 직진을 할지 방향을 바꿀지 또 운전자를 교체할지 결정하게 된다”며 “박근혜정부에 단호히 경고하고 대결적 담합정치라는 나쁜 정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신호등 불을 켜 달라”고 호소했다.

테러방지법 강행에 대해선 심 대표는 “국민의 안전도 지키고 사생활도 보호하는 테러방지법은 왜 불가능한 것이냐”며 “국정원을 빅브라더로 만들어야만 하는 이유를 알아야겠다”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정부여당이 대테러활동을 빙자해서 무소불위의 국정원을 만들고 무제한 사찰과 또 그 사찰의 합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 야당이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 8일째인 2일까지 서울 국회 본회의장에서 38명의 무제한 토론자가 토론을 했다. 사진은 2월28일까지 단상에 오른 국회의원들. 첫째줄 왼쪽부터 1.김광진(더불어민주당), 2.문병호(국민의당), 3.은수미(더불어민주당), 4.박원석(정의당), 5.유승희(더불어민주당), 6.최민희(더불어민주당), 둘째줄 왼쪽부터 7.김제남(정의당), 8.신경민(더불어민주당), 9.강기정(더불어민주당), 10.김경협(더불어민주당), 11.서기호(정의당), 12.김현(더불어민주당), 셋째줄 왼쪽부터 13.김용익(더불어민주당), 14.배재정(더불어민주당), 15.전순옥(더불어민주당), 16.추미애(더불어민주당), 17.정청래(더불어민주당), 18.진선미(더불어민주당), 넷째줄 왼쪽부터 19. 최규성(더불어민주당), 20.오제세(더불어민주당), 21.박혜자(더불어민주당), 22.권은희(국민의당), 23. 이학영(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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