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살수 거리에 따라 물살 세기를 조정하도록 한 자체 규정을 무시하고 물대포 쏘는 거리 측정을 눈대중으로 해왔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이 5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답변서에 따르면, 경찰은 물대포를 쏠 때 “살수차 운용요원, 살수차 운용 지휘요원이 살수차 배치지점과 시위대 운집장소 주변의 주요 지형지물과의 거리 등을 감안해 거리를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경찰은 또 “그 거리는 통상적으로 가로수(7~8m간격), 가로등(25~30m 간격) 및 차선 수, 차선의 길이, 건물 출입구 및 특이 조형물 등의 위치를 고려한다”고 답했다. 이를 위해 살수차 교육훈련 시 거리별 살수훈련을 반복해서 숙달하고 있다는 것.

이처럼 경찰이 눈대중에 의한 거리 측정으로 물대포를 살수해왔다면 ‘적법하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물포를 사용해 왔다’는 그동안의 주장도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 <사진제공=뉴시스>

박주민 의원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동안 경찰은 물대포가 적정하게 사용되어 왔다고 주장, 그 근거로 거리에 따라 물살의 세기를 정해 둔 살수차 운용지침을 따라 사용되어 왔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어왔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법원도 그런 전제 하에 물대포 사용이 적법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해왔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확인한 바로는 물대포를 사용하면서 발사대상과의 거리를 재는 아무런 장비가 없고, 눈대중으로 거리를 재어 왔다는 것이 밝혀졌다”면서 “그렇다면 그동안 물대포를 적정하게 사용해 왔다는 것도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는 이야기가 돼 이를 근거로 한 법원의 판결도 전혀 타당하지 않은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경찰이 위해성 경찰장비를 이렇게 대충 사용해 왔다는 것은 충격적”이라며 “어찌 보면 백남기 씨의 경우 이미 예견된 일일 수도 있었다는 것이며 또 다른 백남기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물대포 사용을 자제하거나 혹은 제대로 된 규정과 장비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미지출처=공무원U신문 김상호 기자 페이스북>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백씨의 막내딸 민주화씨는 “모니터로 사람 식별 잘 안 된다고 자신들 입으로 말해놓고 무슨 눈대중으로 거리를 측정하고 수압을 조절하냐”며 이는 명백한 “살인”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민주화씨는 “안보여서 아빠 다치는 줄도 몰랐다고 했으면서, 대체 앞뒤가 맞는 소리를 해야지. 이래놓고 사과 한마디 못하겠다고 버티는 거냐? 지구상에서 젤 나쁜XX들..아빠.. ㅠㅠ”라고 울분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