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선영 용산구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제공=공동취재사진, 뉴시스>

국민의힘의 이태원 참사 대처에 실망해 탈당한 김선영 용산구의원은 31일 “보수정권 때만 왜 큰 참사가 계속 벌어지나 분석하고 생각했는데 불통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김선영 구의원은 이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소통이 안 되고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문화로 참사가 반복되고, 책임 안지고 사과도 안하면서 계속 반복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김 구의원은 “국민들, 청취자들, 주민들이 국민의힘은 아무리 혁신해도 안 바뀐다는 것을 조금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용산을 정말로 생각하는 분들이 용산 발전에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김 구의원은 지난 27일 국민의힘을 탈당해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김 구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난 1년간 대통령, 주무 장관, 서울시장, 지역구 국회의원, 구청장, 구의원 등 국민의힘 그 누구도 구민의 힘이 돼주지 않았다”며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고, 누구 하나 유족을 만나 진심으로 사과하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지나도록 메신저 단체대화방(단톡방)에서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폄훼하고 혐오하는 발언을 매일 봤다”고 했다.  

김 구의원은 “그분들에게는 국힘 출신 구청장을 지켜야 되기에 유가족들의 아픔이나 슬픔이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며 “오로지 구청장 지키기, 국힘 지키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의아하고 이상했다. 참사 1주기인데 1년이 됐으면 반성을 하고 사과도 하고 대책을 세우고 해야 되지 않은가”라며 “1년이 넘도록 바뀌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일찍 결단하지 못했던 이유에 대해 김 구의원은 “‘너는 왜 말을 안 듣나, 너는 이상한 당원이다’라고 계속 질책을 받으면서 ‘내가 잘못됐다 보다’ 그렇게 계속 세뇌 당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저를 비겁하다고 비난하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그때는 거기에 갇혀서 이렇게 밖을, 유족들의 슬픔까지 어루만질 여유가 없더라”며 “그런 부분이 너무 죄송하다”고 토로했다. 

민주당으로 입당한 계기에 대해 김 구의원은 내적으로 괴로워할 당시 인간적으로 대해줬던 점을 꼽았다. 

김 구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에게 되게 고마운 것이 참사 당일 밤에 연락을 받고 새벽까지 현장을 지켰는데 국힘 의원들은 상황실에 높으신 분이 오신다고 다 가버렸다”며 “새벽까지 지역구 치안센터장과 민주당 의원 한 분과 현장을 지켰다”고 했다. 

특히 “당론 때문에 내적으로 괴로워하다가 조사특위 부결을 하고 나서 민주당 의원들에게 개인적으로 사과했다”며 “‘내 양심에 따른 것이 아니다, 유족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유족들에게 가고 싶지만 당론 때문에 갈 수 없다, 나를 용서해 달라’고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당시 민주당 의원들이 이해해 줬다”며 “당론에 갇힌 저를 조금 위로해줬고 인간 대 인간으로서 그런 것들이 저를 버티게 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입당을 바라고 한 것은 아닌데 그런 인간적인 면들이 저를 이끌어줬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용산구의회가 ‘이태원 참사 조사 및 대책 마련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찬성 6명, 반대 7명으로 부결시켰던 당시를 떠올리며 “너무 참담했다”고 했다. 

김 구의원은 “그날이 생생하게 기억 나는데 너무 창피했다, 정말 너무, 너무 쪽팔려서 진짜 너무 참담했다”며 “다시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 관련 조례를 발의하려고 준비 중에 있다”며 “유족분들을 계속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저도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