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의 ‘김건희 디올백’ 신속 수사 지시를 두고 야당은 “‘약속대련’식 수사로 김건희 여사를 감싼다면 검찰이 설 자리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6일 브리핑을 통해 “온갖 핑계를 대면서 차일피일 미루던 수사를 갑자기 추진하는 저의가 김 여사를 보호하려는 ‘약속대련’을 위해서라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최대한 빠르게 수사해 이달까지 마치라는 총장의 지침은, 김 여사에게 붙은 의혹들의 꼬리표를 떼 주려는 형식적 수사를 우려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특별시당 위원장과 의원들이 지난 2월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김건희 씨 주가조작 의혹 및 명품백 진상규명 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앞서 동아일보는 이원석 검찰총장이 최근 측근들에게 “올 9월 임기 만료 전까지 김건희 여사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관련 사건 등 주요 수사를 매듭짓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동아는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수원지검이 맡은 이 대표의 대북송금 의혹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안을 임기 내 직접 마무리 해 후임 총장에게 부담을 넘기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검찰총장의 이 같은 지시를 두고 일각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이 대립각을 세우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 부산고검장을 지낸 양부남 민주당 광주 서구을 당선자는 검찰 생리상 인사권을 쥔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양 당선자는 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지난 5개월 동안 명품백 수사가 전혀 되지 않다가 여소야대, 국정 지지율 하락으로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김건희 여사 특검 가능성이 높은 시점에서 수사 지시가 이뤄졌다”고 짚고는 “특검 방탄용, 물타기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 내부 갈등설에 대해 그는 “(일부 검사들이) 한동훈 비대위원장 중심으로 세를 과시한다는 말도 있는데 한동훈 위원장이 검찰에 영향을 미치려면 3년 후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면서 “검사들이 3년 후 대통령이 될 미래 권력을 따른다? 현재 인사권을 쥐고 있는 대통령과 갈등? 자기 수명을 단축해서 검찰을 떠나겠다? 과연 그런 사람이 있을까 잘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는 같은 날 “김 여사 명품백 수사, ‘약속대련’인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총장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에 대한 소환 조사 필요성을 내비쳤을 때도 제동을 걸었던 것으로 전해진다”고 되짚고는 “이 총장의 수사팀 확대 지시는 윤 대통령과 교감을 거쳐 나왔을 개연성이 커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임박한 것도 고려 요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며 “기자들 질문이 쏟아질 것에 대비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으니 지켜보자’는 답변을 내놓기 위한 알리바이라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또 “일각에선 김 여사 공식 활동 재개를 위한 사전 조치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조만간 윤 대통령 해외순방이 재개될 텐데 김 여사가 동행하려면 적어도 명품백 문제는 해결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인식이 작용했을 거라는 얘기”라며 “결국 정치적 곤경에서 벗어나려는 윤 대통령과 검찰을 향한 내외부 압박을 피하려는 이 총장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