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경호처 내 ‘강경파’로 불리는 김성훈 경호차장에 이어 이광우 경호본부장도 풀려났다.

19일 뉴스핌 보도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이날 오전 공지를 통해 “검찰에서 김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불청구했다”고 밝혔다.

구속영장 기각 사유에 대해 경찰 특수단 관계자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이미 집행된 점,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이지만 김성훈 차장이 자진출석한 점이 고려된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밤 늦게 이광우 경호본부장도 석방했다. 김성훈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불청구한 걸 고려한 결정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윤석열이 체포 며칠 전 대통령경호처 부장단 오찬에서 총기 사용 검토를 지시했고 이에 김성훈 차장이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는 진술을 대통령 경호처 관계자로부터 확보했다.

또 이광우 경호본부장이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에 대비해 기관단총 2정과 실탄 80발을 무기고에서 꺼내 대통령 관저 안으로 옮겨두라고 지시한 사실도 확인했다.

20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 본부장은 윤석열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앞둔 지난 10~12일 사이 대통령 관저 무기고에서 기관단총이 MP7 두 정과 실탄 80발을 관저 안에 있는 가족경호부로 옮겨두라고 지시했다.

한겨레는 “실제 기관단총과 실탄을 관저 안 가족경호부로 옮겨두라는 이 본부장의 지시는 이행됐다고 한다”고 전하며, 다만 “윤 대통령의 2차 체포영장을 집행했던 지난 15일 대부분의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이 이 본부장 등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 불상사는 벌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경찰은 김성훈 차장이 비상계엄 수사가 본격화되자 대통령실 비화폰 서버 관리자에게 연락해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라며 “국군방첩사령관·수도방위사령관·육군특수전사령관 등의 비화폰 통화기록을 지우라”는 지시를 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 이광우 대통령경호처 경호본부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비상계엄 특별수사단 조사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이 같은 상황임에도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이 풀려난 데 대해 야당은 “다시금 내란 특검의 조속한 출범이 필요함을 확인시켜 준다”고 지적했다.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경호처를 ‘내란 수괴의 호위무사’로 만들려고 했던 자들이다. 또한 물리력을 동원해 정당한 법 집행을 저지하려고 했는데 풀려나다니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당면한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법치가 바로서야 한다”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 “지금의 혼란을 끝내기 위해, 내란을 완전히 종식하기 위해 조속히 내란 특검법을 재가하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