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유무역협정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에 지불하는 피해보전직불금 (FTA직불금) 산출에 ‘수입기여도’를 반영토록 명시한 법안이 입법예고돼 논란이 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일 FTA직불금의 수입기여도 반영과 보전비율 상향조정 등의 내용을 담은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FTA 피해보전직불제는 FTA로 수입이 늘어난 국내산 농축산물 가격이 직전 5개년 평균가격의 90%보다 낮으면 그 차액의 90%를 보전해주는 제도다. 2004년 4월 발효됐지만 직불금 지급 기준이 까다롭다보니 9년만인 2013년 처음으로 발동됐다.

개정안은 “수입기여도란 협정의 이행에 따른 수입증가가 가격하락에 미친 영향의 정도를 말한다”고 수입기여도 개념을 규정하면서, FTA직불금 산출시에 수입기여도를 고려하도록 명시했다.

농식품부는 “법의 취지와 제도의 목적을 고려할 때 FTA직불금 산출시에 협정의 이행에 따른 가격하락분에 대해서만 보전하는 것이 타당하나 현행 법규 해석상에 논란이 있어 이를 법률에 명확히 규정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입기여도를 반영하면 직불금 규모는 줄어들 수밖에 없어 대신 차액의 90%보전에서 100% 보전으로 높였다.

▲ 사진출처=안동MBC

그러나 이같은 내용의 특별법 개정안이 입법될 경우 축산농가들의 반발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FTA직불금 지급대상인 한우 농가들은 수입기여도 반영여부에 따라 한우 4배, 한우송아지 7.8배 차이가 벌어진다며 수입기여도 취소·무효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농식품부는 축산물 수입으로 송아지 가격 하락분을 31%로 정했다.

전문가들 역시 수입기여도를 명확히 분석하기 어려운 점을 지적했다. 수입기여도는 누가 어떤 데이터로 계산하느냐에 따라 제각기 다르게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금처럼 국책연구소가 분석하면 결국 ‘FTA로 인한 농가 피해가 적다’는 쪽으로 결론 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