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인 지난 2012년 12월 25일 서울 창신동 쪽방촌에서 직접 만든 도시락을 독거노인에게 전달하기 위해 방안으로 들어 서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정부가 극빈층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줬다 빼앗는’ 기초연금을 개선하는 법률 개정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극빈층 노인이 기초연금을 받더라도 다시 토해내야 하는 모순적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복지부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받은 생계급여와 기초연금의 연결고리를 끊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이 개정안은 박원석 정의당 의원과 이목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의한 법안으로 기초연금을 실제소득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노인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7월부터 65세 이상 소득하위 70% 노인(447만명)에게 매월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38만여명에 달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 기초연금이 실제 소득으로 간주돼 기초연금을 신청해서 받으면 생계급여에서 20만원이 그대로 깎이는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재정난을 이유로 여전히 지키지 않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지난해 9월 서울 관악구 관악 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개선하겠다”고 약속했고 지난 2월 이완구 당시 국무총리도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보완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지만 ‘조삼모사 기초연금’은 반복되고 있다.

복지부는 중앙정부 예산만 연간 7000억원, 지방정부 예산을 포함하면 연간 8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복지부 기초생활보장과 관계자는 “지금도 3조원에 가까운 예산을 생계급여로 지급하는 상황에서 기초연금을 실제소득에서 제외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고 <헤럴드경제>는 전했다.

▲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014년 9월 5일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에 위치한 다세대 주택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해 애로 청취 및 위문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이에 대해 박수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26일 브리핑에서 “박근혜정부가 극빈층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기초연금을 줬다 빼앗으며 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한국의 노인빈곤율과 노인자살률은 세계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는 연금의 소득대체율이 주요 국제기구가 권장하는 70~80%에 크게 못 미치는 45.2%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새정치연합은 연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내년 예산안에 3천억 원을 증액할 방침”이라며 “또 안정된 노후보장을 위해 소득대체율 인상 방안을 비롯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