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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조계사에 피신중인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조계사 신도회 부회장이라고 밝힌 한 신도가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이날 조계사 신도회는 한 위원장에게 자정까지 퇴거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뉴시스> |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조계사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와 관련 “스님들에게 주어진 이 관심과 기회를 귀하게 여겨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 교수는 30일 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조계사로서는 위기이자, 이만한 기회도 없다”며 “12월 5일까지, 스님들을 깊히 신뢰하며 스님들에게 주어진 이 관심과 기회를 귀하게 여겨주시기 바랍니다(합장)”이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14일 농민 백남기씨가 경찰의 물대포에 쓰러져 아직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보름째 조계사에 피신 중이다.
전날 조계사 신도회 소속 일부 회원들은 한 위원장이 머물고 있는 도심포교 100주년 기념관으로 난입해 한 위원장을 끌어내려고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져 한 위원장은 옷이 찢어지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경찰은 한 위원장의 탈출 가능성을 대비해 조계사 인근에 경찰관 6개 기동중대, 수사요원 100여명 등 500여명을 배치해 경계태세를 강화했다. 일각에서는 조만간 경내 공권력을 투입해 한 위원장을 체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관련해 한인섭 교수는 “1987년 6월 10일 밤, 학생들과 시민들이 명동성당으로 몰려들었다”며 “피난처이자 민주항쟁의 기지로 삼으려고요”라고 1987년 6월 항쟁을 상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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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페이스북> |
당시 이상연 안기부 차장이 추기경 숙소를 방문해 “시국이 어려우니 성당에서 도와주십시오. 지금 정부 분위기는 매우 강경합니다. 공권력 투입을 논의하고 있는데, 그런 일이 있으면 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이에 김수환 추기경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떠한 이유로든지 명동성당에 공권력이 투입되어선 안 됩니다. 경찰이든 군인이든, 그러한 일이 있으면 안 됩니다. 그 비극은 제2의 광주비극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절대로 그건 안 됩니다.
만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권력이 강압 쪽으로 투입된다고 하면, 제가 맨 앞에 나가서 제지하겠습니다. 내가 앞에 가서 드러눕겠습니다. 나를 밟고 지나가십시오.
그러면 내 뒤에는 사제들이 있습니다. 또 그 뒤에는 수도자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이 시위대 보호를 위해서 일을 합니다. 내 말을 한 마디도 빼지 말고, 그대로 당신을 보낸 통치권자에게 가서 보고 하시오.”
한 교수는 “이로써 강제투입은 종식되고, 민주화의 신세계가 열리기 시작했다”며 “지금 공(恐)권력에 쫒기는 자는, 더이상 명동성당에 가지 않는다. 대신 조계사로 향한다”고 두 장소를 대비시켰다.
한 교수는 스님들에게 “이 관심과 기회를 귀하게 여겨달라”고 당부했다.
정호희 민주노총 전 대변인도 트위터에 “문득 1987년 6월 10일이 겹쳐진다. 명동성당에 진입한 시민학생들을 김수환 추기경은 끝까지 지켜주었고 전두환 정권은 결국 무릎 꿇었다”며 “2015년 지금, 조계종단은 28년 전 카톨릭 교단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조계종에 힘을 실었다.
한편 참여연대는 30일 밤 긴급 논평을 내고 “경찰이 조계사 경내에 공권력을 곧 투입할 태세”라며 “경찰이 무조건 공권력 투입을 강행하겠다고 하는 것은 사회적 갈등과 정부에 대한 반감만 더 고조시킬 뿐”이라고 경고했다.
참여연대는 “조계사 경내로의 경찰력 투입을 반대하며 경찰이 먼저 조계종의 화쟁위원회의 중재안을 받아들여 대화에 임하라”고 요구했다.
참여연대는 “독재정권시절에도 종교시설은 함부로 침범할 수 없는 구역이라는 암묵적 합의가 있었다”며 “자진 출두하겠다는 한상균 위원장을 체포하겠다며 종교시설에 공권력을 투입하여 국민적 반감을 고조시킬 것이 아니라 조계종 화쟁위의 중재에 성실히 임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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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피신중인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경내를 나와 생각에 잠겨있다.한편 이날 일부 조계사 신도들이 한 위원장에게 조계사에서 나올 것을 종용했다. <사진=불교닷컴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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