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체포 직후 부인 김건희 씨가 대통령경호처 사무실에 찾아가 “총 안 쏘고 뭐했느냐”며 강한 분노를 표출할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19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건희 씨는 지난 1월 15일 윤 대통령이 체포된 후 한남동 관저 내에 있는 가족경호부 데스크(사무실)로 찾아가 체포영장 집행 당시 경호관들이 영장집행을 막지 않은 점을 언급하며 “경호처에 실망했다. 총 그런데 쓰라고 놔뒀는데, 총 안 쏘고 뭐했느냐”고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지난해 10월 9일(현지시각)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싱가포르 동포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김건희 씨는 특히 “마음 같아서는 이재명 대표도 쏘고 나도 자결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가족경호부 데스크에 여러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김신 가족부장은 잠시 자리를 비웠고, 김건희 씨의 분노에 놀란 경호관이 김 부장에게 이 상황을 전화로 직보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2월 중순 김 부장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휴대폰을 여럿 확보했고, 김 부장의 휴대폰을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경호관이 당시 상황을 김 부장에게 전하는 통화 녹음을 확보했다.

경찰은 김건희 씨와 윤 대통령의 특별한 관계를 고려하면 윤 대통령이 당시 ‘총기 사용’에 대한 의사가 있었고, 경호관들에게도 총기 사용을 지시한 정황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한국일보는 전했다.

서울서부지검에 제출된 김성훈 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의 구속영장 신청서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고, 검찰은 경찰이 새로 추가한 증거에 대한 검토를 마친 뒤 영장을 청구했다.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안귀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김건희가 총기를 언급하며 질책한 것은 윤석열이 물리력 사용을 지시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며 “체포영장 집행에 마찰 없이 대응하라고 했다는 윤석열의 주장은 역시 새빨간 거짓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위험천만한 부부가 여전히 법의 심판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고 있으니 대한민국 법치가 뿌리째 흔들리는 것”이라며 “본인 살고자 경호처 직원들에게 총기를 쥐어주고 법 집행에 맞서도록 강요한 윤석열을 하루빨리 파면하고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대한민국이 정상화 된다”고 강조했다.

안 대변인은 “법 위에 군림하며 정당한 법 집행을 방해하는 내란 수괴를 기다리는 것은 파면뿐”이라며 “헌법재판소는 기나긴 기다림에 지치고 불안한 국민을 위해 속히 윤석열 파면을 선고해주시기를 호소한다”고 밝혔다.